<충정로 칼럼> 고용의 질을 담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이사

어느 누구도 경제력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제력이 없다면 구매, 배움의 기회, 건강, 심지어 미래도 담보할 수 없다. 경제력이 곧 생활의 질, 사회 계급을 규정하는 현실에서 고용문제는 어느 누구도 회피할 수 없는 거대 담론이다. 고용이 곧 삶을 규정하는 것이다.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도 고용 이슈는 가장 큰 경영화두 중 하나다. 현장의 고용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는 것은 물론, 임직원들이 일하는 가운데 생활의 안정과 행복을 가지게 만드는 것은 지속가능한 기업 성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최근의 '고용 없는 성장·비정규직'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예측 불가능한 경영환경에 놓인 기업들이 고용 창출에 있어 공세적인 자세를 견지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고용의 한 형태인 자기고용 즉, 자영사업자 창출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4월 통계청의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긍정적인 지표인지는 의문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자영업을 시작한 10명 중 6명이 3년 안에 매출부진으로 문을 닫는다고 한다. 자영사업자의 성공과 안착이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 주요 국가에 비해 자영업 부문에 229만명이 과잉 취업해 있으며, 이 가운데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층이 증가하고 있다. 생계형 자영업은 하위 20% 저소득계층 가운데 음식·숙박·도소매업 등 경쟁이 심한 업종에서 영세한 규모로 사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실패율이 높고 근근이 운영을 한다고 해도 안정된 삶의 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서도 고용 창출과 고용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누구에게나 사업 기회를 부여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성공적인 독립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사업을 통한 경제적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지속가능한 사업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에서는 품질 좋은 제품·광고·홍보 등의 마케팅 지원 외에도 각 사업자들이 전문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리더십·코칭 교육, 영업기술 등을 훈련 지원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한 신용카드사에서는 개인사업자들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유동인구·부동산·사업장 매출 정보 등 상권 분석에 유용한 중요 정보를 제공해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자영사업자들이 성공하고 자리를 잡는 데 있어서 본인의 노력 외에도 기업의 서비스,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한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취업준비자 등 사실상 실업상태를 포함한 실업자 수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침체되는 경기불황 속에서는 여성과 고령자 같은 노동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어려움을 겪는다. 88만원 세대로 대변되는 청년실업의 심각성은 이미 전 세계적 문제다.

높은 실업률, 고용불안 같은 문제는 개인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정부가 끌고 기업이 밀어주는 방식으로, 노동 취약계층에게 새로운 관점에서 고용의 형태를 규정하고 해결책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패러다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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