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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순천지부 서용현 팀장이 은행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안'제도에 대해 설명하며, 올해는 꼭 '제안 마스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
농협은행 순천지부의 서용현 팀장(40·사진)은 일명 ‘제안 리더’다. 은행 업무를 보면서 느꼈던 문제점이나 비효율적인 측면에 대해, 개선방안 및 효과적 운용방안 등을 꾸준히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농협은행의 ‘제안’ 제도는 직원들이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매해 1년간 접수받은 제안 가운데 채택된 건수에 따라 연도대상 등을 실시한다.
1급부터 6급까지 채택 등급이 나뉘어지며, ‘장려’나 ‘참고’ 등 등외채택도 있다. 급수에 따라 차등으로 배점이 되며, 누적 배점에 따라 상금 등 인센티브가 부여되고, 인사고과에도 일부 반영된다.
1992년 농협에 입사한 서 팀장은 1998년 처음으로 신용보증 관련 제안을 냈다. 용기내 도전했던 첫 제안은 5급에 덜커덕 채택이 됐다.
현재까지 총 816건의 제안을 내놨으며, 이 가운데 채택된 것만 445건에 달한다. 올해에만 벌써 61건을 제안했고, 27건이 채택됐다.
서 팀장은 “‘이런 것도 제안이 되나’ 싶어 처음 등록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일단 시작해 채택이 되든 안 되든 그 과정을 겪고 나면 그 이후로는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여태껏 낸 제안 중 가장 뿌듯했던 것은 ‘자동화기기 거래명세표 활용방안’에 대한 제안이다.
출납업무를 보던 시절, 그는 자동화기기 쓰레기통에 1/3 정도 남은 명세표가 가득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알고보니 명세표가 떨어질 때쯤 알려주는 알림 센서가 중간에 위치한 탓에, 에러가 발생하거나 알림이 울리면 관행상 명세표를 아예 새 것으로 바꿔오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에 서 팀장은 센서 위치를 명세표가 떨어지기 직전으로 옮겨달라고 제안했고, 이는 곧 4급에 채택됐다. 이후 전산본부에서 전화가 왔다. 자신들도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는데, 원가절감이 많이 됐다며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서 팀장은 “일상에서 겪는 데서 쉽게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면서 “큰 건이 아니더라도 하다보면 그 가운데서 영향력이 큰 제안이 나온다”고 말했다.
무수한 제안 가운데 불발된 적도 많았다. 가장 아쉬웠던 제안으로 그는 ‘나만의 계좌’ 제안을 꼽았다.
“2005년에 핸드폰 번호나 가족 생일을 가지고 나만의 계좌번호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는데, 전산반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참고’에 그쳤어요. 그런데 이후에 기업은행에서 출시돼 소위 ‘대박’을 치더라구요.”
제안에 대한 열의는 곧 성과로 이어졌다.
서 팀장은 2002년에 창안상 제안마일리지상 대상, 2004년 창안상 최다 채택제안상, 2005년 창안상 제안왕, 2007년 창안상 제안활동 우수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2009년에는 창안상 제안연도대상과 농협의 제안리더로 선정됐다. 누적된 제안 포인트에 따라 상금 700만원과 해외연수 등의 포상을 받기도 했다.
같은 농협은행 직원인 부인과 주변의 신입직원들에게도 제안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서 팀장의 독려에 부인 방지은 씨 역시 174건의 제안을 냈고, 지난해 최다 채택으로 창안상을 수상했으며 제안리더로 선정됐다.
서 팀장의 올해 목표는 '제안 마스터'가 되는 것이다. 그는 "아직까지 '마스터' 단계가 되려면 40점 정도가 모자란다"며 최선을 다해 연말에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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