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우리 경제는 국제유가 상승, 유럽 재정위기 등 계속되는 거센 맞바람을 안고 숨가쁘게 달려 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두 차례의 위기극복 경험과 탄탄해진 대응능력을 바탕으로 대외 충격들을 비교적 큰 무리 없이 흡수해 왔습니다.
어려운 대외여건으로 인해 아직 경기회복세가 미약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선전하는 편이며 물가상승률이 2% 중반대로 낮아지고 4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계속 만들어지면서 소득분배가 개선되고 있습니다.
주요 국가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가운데 건전한 재정운용 성과를 인정받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이 올라간 기쁜 일도 있었습니다.
맞바람이 계속되면서 걸음의 속도는 다소 느려졌지만 방향은 올바르게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세계경제에 드리운 안개가 언제쯤 걷힐지 가늠하기 어려워 하반기 경제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올해 상반기에는 유럽 재정위기 관련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었으나 이제는 위기가 장기화되고 거시경제의 상수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스 긴축안 재협상, 주변국으로의 확산 여부 등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유로존 메커니즘 등 구조적 요인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이 도출되지 않으면 시장불안이 반복되고 세계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큽니다.
언제든지 돌발변수가 불거질 수 있고 위기국면이 장기화되는 현 상황에서는 “긴 호흡으로 체질을 보강”하는 노력이 긴요합니다.
거센 파도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경제구조를 만들고 긴 항해기간 동안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정책여력을 쌓아 놓아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오늘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거쳐 ‘2012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마련하였습니다.
우선 유럽 재정위기 등 달라진 경제여건을 반영하여 올해 경제전망을 현실화했습니다.
성장률을 당초 3.7%에서 3.3%로, 물가는 당초 3.2%에서 2.8%로 각각 낮추고 일자리는 당초보다 12만개 더 많은 40만개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경제정책은 글로벌 위기에 적극 대응하여 “경제활력 제고와 서민생활 안정”을 기하면서 경제체질 개선을 지속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특히 7가지 핵심과제를 선정하여 정책역량을 결집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글로벌 위기에 체계적·구조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언제든지 대외 불안요인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정부와 민간이 역량을 모아 위험요인 점검과 대응을 체계화하고 이미 마련해 놓은 상황별 대응계획을 꾸준히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가계부채 연착륙, 재정건전성 확보 등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과 위기예방을 위한 구조적 노력에도 힘 쓰겠습니다.
둘째, 기금과 공공투자를 4조원 늘리고 재정집행률을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높여 재정투자를 보강하겠습니다.
경제의 활력을 뒷받침하면서 재정건전성도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의 역할을 세심하게 다듬겠습니다.
셋째, 설비투자펀드로 중소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건설산업의 체질을 강화하여 민간투자를 뒷받침하겠습니다.
제2중동붐과 신흥국의 내수시장 확대와 같은 기회요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수출 활로를 개척하는 데에도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처럼 “안정을 기반으로 한 성장”이라는 정책기조에서 가용한 재원과 수단을 동원하여 경제의 활력을 북돋우는 가운데 대외여건 악화로 민생의 어려움이 커지지 않도록 물가·일자리 등 서민생활 안정에 더욱 힘 쏟겠습니다.
선진형 물가시스템이 뿌리 내리도록 하여 2%대 물가안정을 달성하겠습니다.
이상기후, 원자재가격 변동 등 단기적인 불안요인에 선제 대응하는 가운데 서민생필품의 유통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도록 남은 기간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올해 일자리를 40만개까지 늘리고 고용유인형 세제를 확충하겠습니다. 청년층·베이비부머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고용창출에 유리하도록 각종 제도를 보완하여 어려운 대외여건에서도 일자리 창출의 모멘텀이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서민금융을 활성화하고 주거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리겠습니다.
서민들이 좀 더 낮은 금리로 손쉽게 생활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한국은행과 일반 금융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실수요자의 주택구입과 임차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산업 선진화, 녹색성장과 같은 중장기 정책과제의 기틀을 다지겠습니다.
이러한 과제들은 오랫동안 체계적으로 준비하여 일관되게 추진해야 비로소 그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인구와 기후 등 중장기 구조변화에 대비한 정책대응기반을 확고히 하고 앞으로 우리 경제를 이끌 미래산업의 성장이 가속화되도록 지원 인프라를 정비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90년대 이후 두 번의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였습니다.
우리의 대외 위상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저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갑시다.
가계, 기업, 금융, 노사 등 모든 경제주체가 위기를 헤쳐 나갈 힘을 기르고 경쟁력을 쌓아 나갑시다.
정부도 올해 하반기 총력을 기울여 기업의 활력을 적극 지원하고 서민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노력과 열정이 더 건강하고 활기찬 한국 경제의 미래를 여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6.28
기획재정부장관 박재완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
고용노동부장관 이채필
국토해양부장관 권도엽
금 융 위 원 장 김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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