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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보리연구 대가의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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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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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보리는 백미를 중심으로 이뤄진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도 높여준다. 항암작용 및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이처럼 몸에 좋은 보리를 평생 연구한 석호문 한국식품연구원 박사가 얼마 전에 정년퇴임을 했다.

1988년 5월1일 식품연구원에 입사한 석호문 박사는 보리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보리 소비 진작에 크게 기여한 사람이다. 보리 소비를 늘리기 위한 연구기록은 70~80년대 당시 보리빵을 만드는 게 고작이었다. 석 박사는 우연히 보리차를 마시던 중 ‘보리 음료를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맥콜’이라는 대히트 상품을 만들어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음료시장은 청량음료가 득세하던 시기였다. 보리음료에 콜라처럼 톡쏘는 청량감을 내려면 탄산가스 주입시설이 필요했지만 이를 드라이 아이스로 대신해 맥주, 보리차와 같은 특이한 맛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얻어진 원천기술은 정부에 보고됐고 곧 언론에도 보도됐다. 이 소식을 들은 일화, 해태 등 관련기업들의 관심도 대단했다. 원천기술의 주인은 일화에게 넘어갔고, 즉시 상용화 됐다. 상상외로 대박을 터트리자 해태에서 보리텐, 롯데에서 비비콜등 유사제품이 나올 정도였다.

이어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며 아침식사 대용으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보리 후레이크도 개발했다. 보리 후레이크를 만들 당시에는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관심대상이었고 한국에 대한 천문학적인 자금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석 박사의 작품은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FAO본부에 아직도 전시돼 있다.

이외에도 석 박사의 업적은 많다. 이글 안에 다 담아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그의 정년퇴임이 기자에게는 보리의 맛처럼 씁슬하다. 국민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그에게 위로와 새출발에 대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또 다른 업적을 남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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