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 '수축'… ECB·Fed, 경기부양카드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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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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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제조업지수 3년만에 50이하로 추락<br/>세계의 공장 중국 암울…亞·유럽도 하락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글로벌 제조업계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물론 미국·독일마저 제조업 지표가 수축세로 돌아섰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미국·중국의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제조업 경기도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저조한 제조업 성적은 글로벌 경제가 침체로 접어든다는 신호다. 여기에 실업률까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4명 가운데 1명이 실업자다. 이에 주요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 등 경기 부양카드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美·中·유럽 일제히 제조업 경기 위축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수축세로 접어들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6월 제조업지수는 전달의 53.5에서 49.7로 하락했다. 시장이 전망한 52.0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 ISM의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경기 확장, 이하면 위축을 의미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데이비드 세멘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ISM 지수는 매우 심각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규 수주와 수출이 3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며 ISM 지수도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도 암울하다. 3일 HSBC가 발표한 중국의 지난달 구매관리지수(PMI)는 48.3으로 전달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전날 중국 정부가 발표한 PMI도 전달 50.4에서 50.2로 하락했다.

중국을 비롯해 한국·대만 등 아시아 제조업도 전반적으로 둔화됐다. 한국의 6월 PMI가 49.4를 기록하고 대만은 전달 50.50에서 49.20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축세를 나타냈다. 베트남의 6월 PMI도 전달 48.3에서 46.6으로 급격하게 악화됐다.

WSJ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아시아도 제조업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해외수출이 탄력을 받으며 약진했다. 인도의 PMI는 전달 54.8에서 55로, 인도네시아는 전달 48.1에서 50.2로 확장했다.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로존의 지난달 PMI는 전달과 같은 45.1을 기록했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마저 전달 45.2에서 45로 하락했다. 프랑스의 경우 전달 44.7에서 45.2로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50을 밑돌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3년 동안 독일과 스페인의 제조업 위축이 가장 가파르다고 분석했다.

◆ECB·연준,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 불가피

이처럼 위축된 제조업지수가 발표되자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이를 피하기 위해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조슈아 데너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은 글로벌 경제활동의 가장 취약한 부문"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5일 소집한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1% 하향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과 제조업 지수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을 나타냈기 때문에 ECB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달 28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ECB의 역할이 확대되며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5월 유로존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11.1%를 기록했다. 구제금융을 신청한 스페인과 그리스에서 25세 이하의 실업자는 52% 이상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경제 전망이 악화된다면 1%의 금리를 0.5%까지 내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바클레이즈의 줄리안 칼로우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금리를 0.5%로 내릴 만한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금리를 0.25% 내린 0.75%로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차 양적 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저조한 제조업 지표는 미국 경제가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켰으며 고용지표마저 실망스러워 연준의 추가 부양책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RBC캐피털의 제이콥 쿠비나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5일 3차 양적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보유 채권을 장기화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을 발표했다. 오퍼레이션은 단기 채권을 파는 동시에 장기 채권을 사들여 시중 금리를 조절하는 공개시장 조작방식이다. 연준이 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번 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이례적으로 기준금리를 삭감하는 등 경기부양 조치를 취했다. 국내 경기 부양을 통해 외부 슬럼프를 상쇄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티은행의 딩 쉬앙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에 기준금리를 한 번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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