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 관련 군사시설 및 기지 내 주변 주택을 중심으로 약 3000억 정도의 방폭창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폭창은 외부 폭발에 의한 폭압 및 돌풍으로부터 실내 인원의 신체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작된 특수창호이다.
국방부 자료에 의하면 이번 이전사업 관련 대형 공사들이 2012년 하반기부터 시작해 2015년도까지 진행된다. 이에 국내 창호기업들은 방폭창 성능개발에 나서면서 미국 공인기관 인증을 획득해 수주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하고 있다.
국내 주요 방폭창 생산기업은 LG하우시스, 이건창호, 남선알미늄 등이다. LG하우시스는 미국의 공인 테스트 기관인 ATI(Architectural Testing)와 ARA(Applied Research Associate) 등으로부터 방폭창성능의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LG하우시스는 자사가 보유한 창호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 엔진룸의 사이드멤버 충돌 에너지 저감 기술을 응용, 기존에 유럽의 일부 회사가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던 방폭창 기술을 한국적으로 특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하우시스 AL사업담당 박승배상무는 “방폭창 성능 인증 노력을 통해 자재의 국산화와 국내 미군기지 등 방폭창 사용 환경에 더욱 적합한 한국형 방폭창을 개발·공급할 수 있게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창호 역시 미국 ATI와 ARA의 성능테스트를 통과했다. 특히 대부분의 제품이 방폭성능 14psi 등급 이상을 획득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는 미 군사시설에서 범용적으로 사용 가능한 6psi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보다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건축물에도 적용 가능해 시장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또한 이건창호는 방폭유리를 조달하는 한글라스와 든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각각 창호와 유리의 품질을 높여 방폭창 성능개선의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한글라스의 경우 국제안전인증인 EN356(방범성능 시험성적서)와 ANSI Z 97.1(내관통성능 시험성적서)의 인증을 통과해 방폭유리의 품질과 안전에 대한 신뢰를 확보했다.
남선알미늄은 앞서 ATI 등에 준하는 미국 HTL(Hurricane Test Laboratory)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특히 지난해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 중 기지 내 미군장교숙소에 필요한 방폭창 납품계약을 따냈다. 이는 국내 업계 최초로 평택 미군기지 방폭창 납품사로 선정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회사측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진행되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뿐 아니라 해외 미군기지 재배치 및 보수 사업에서도 자사 제품이 채택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방폭창은 최근 10여년간 발생한 다수의 테러사건들로 그 중요성이 부각됐다. 실제 미군에서는 9.11테러 이후 국방부의 모든 건물에 방폭창을 의무화했다.
국내서도 미군기지와 더불어 최근 제2롯데월드 신축 허가로 초고층 건물 및 대규모 상업시설 등 향후 보안관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석유화학단지 내 연구시설, 위험물 관리시설, 관공서, 학교 등에서도 쓰임새가 느는 추세다.
시장은 커져도 후발기업의 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폭창은 폭발 시 엄청난 압력 때문에 특수한 외형과 유리를 사용하는데, 두 장의 유리사이에 특수처리를 해 폭발 시 유리조각이 창문으로부터 1m 이내에 잔류하거나 이보다 먼 거리로 튀는 것을 막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