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아파트들이 속속 경매로 넘어가는 가운데 돈을 빌려준 금융권 등 채권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경매시장에서 아파트가 찬밥 신세가 되면서 실제로 받는 돈이 채무액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집주인은 아파트를 잃고도 빚이 남아 있고, 채권자는 채권자대로 받을 돈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채무자는 살던 집을 경매에 넘기고도 '빚쟁이' 딱지를 떼지 못해 신용회복이 어렵고, 은행 등 채권자는 회수하지 못한 빚 부담을 떠맡아 부실화될 우려가 커진다.
이 같은 미회수 금액은 지난해 1월 273억8000만원, 올해 1월에만 해도 274억30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4월 310억원으로 증가하더니 5월 362억3000만원, 6월 623억7000만원으로 급등세다. 올 상반기 미회수 금액은 총 2126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736억8000만원보다 389억4000만원 많다.
이처럼 경매시장에서 미회수 금액이 늘어나는 이유는 최근 지속적인 아파트값 하락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은 0.7% 올랐다. 하지만 장기침체로 상승여력이 동난 올 상반기에는 1.2%나 떨어졌다.
특히 금융위기 이전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남권은 다른 지역보다 낙폭이 더 크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7월 현재 강남3구(깅남·서초·송파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9억4535만원으로 올 들어서만 10.6% 하락했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금융위기 전 높은 감정가를 받았던 아파트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낙찰가도 덩달아 하락해 청구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깡통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 수요자들의 보수적인 접근도 아파트 낙찰가 하락에 한몫 하고 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최근 경매법정에서는 신건이 낙찰되는 사례는 많지 않고 2~3회 유찰돼 값이 싸진 매물에만 응찰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2회 이상 유찰 비중이 높아지면서 낙찰가율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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