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의 입찰경쟁에 따른 단가하락과 더불어 알뜰주유소, 석유수입 확대 등으로 갈수록 내수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임을 감안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공공부문 유류 공동구매 입찰이 현실화된다. 조달청이 이달내 중앙부처 등의 유류사용 물량을 모아 입찰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향후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입찰물량을 확대해 바잉파워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 물량이 향후 연간 28억리터, 금액으로 4조8000억원에 달해 이를 둘러싼 정유사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알뜰주유소와 더불어 공공부문 물량까지 경쟁입찰에 붙여져 내수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정부는 알뜰주유소도 연말까지 1000여개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만큼 입찰물량은 향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는 정유사의 기존 계약물량이 입찰물량으로 전환되면서 리스크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전자상거래용 수입제품의 세제혜택으로 외부물량 유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세제혜택이 적용된 지난 7월2일 전자상거래 개장 이후 수입산 위주의 경유 거래물량이 폭증하고 있다. 지난달 평균 억대 단위였던 일일 거래금액이 이달 6일에는 125억원으로 첫 백억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내수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줄어들면 정유사는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내수 마진이 줄어들면 수출을 늘리면 된다”며 “저마진을 감수하면서 굳이 내수시장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달리보면 수출마진이 낮아도 수출물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지난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분기사상 첫 수출 1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2% 감소했다. 수출확대가 반드시 이익증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공공부문 유류 입찰은 또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기존 지방자치단체 물량은 석유대리점이나 개별 주유소들이 입찰을 통해 납품해왔는데, 향후 이 물량까지 중앙부처의 공동구매 물량에 취합되면서 역으로 정유사에 물량을 몰아주게 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또 일각에선 공공부문 유류 입찰물량이 커질수록 한 정유사가 공급을 감당키 어려워지면서, 정부가 기대하는 입찰경쟁이 유발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즉, 알뜰주유소 공급에 낙찰된 정유사는 공공부문 입찰에 참여할 여력이 부족해 정유사간 입찰물량이 자연스럽게 분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