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기밀유출 차단 전담 '방산기술 통제관' 신설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방위사업청은 17일 방산수출 증가추세에 맞춰 국내 개발 기술을 보호하고 국외에서 구매한 첨단 장비의 유출방지 업무를 위해 방산물자와 군용 전략물자의 통제업무를 맡는 ‘방산기술 통제관’(국장)을 오는 18일부로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산수출은 2007년을 기점으로 급성장해 2010년 기준 세계 18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07개 업체가 85개국에 방산물자와 기술을 수출하지만, 그동안 방산기술통제업무는 방산진흥국과 획득기획국의 일부 인원이 서류를 중심으로 검토하는 데 그쳐 객관성과 신뢰성 문제가 지적됐다.

또 국내 개발기술과 첨단 장비가 국외로 불법유출되거나 최근에는 해외 기술보호와 관련, 외교적 마찰로까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방산기술 통제를 전담할 조직의 필요성이 요구돼 왔다.

미 정부는 지난해 11월 한국 측이 F-15 전투기에 장착된 고성능 표적식별장비(일명 ‘타이거 아이’)의 봉인을 훼손했다고 주장해 한미 간 공동조사를 통해 기술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논란은 매듭지어졌지만,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뿐만 아니라 해외무기 도입시 체결된 군사기술보호협정 위반으로 우리 업체의 수출이 제한되기도 했다.

2006년 12월 ㈜대우인터내셔널은 정부 승인 없이 155㎜ 곡사포탄 생산 설비와 기술자료를 미얀마의 한 업체에 수출했다가 2010년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던 것.

이후 정부는 모든 국가에 대해 전략물자 수출시 허가를 받도록 규정을 바꾸고 수출제한 국가를 명시했다.

2010년에는 LIG넥스원에서 개발한 ALQ-200(전파방해장비)를 파키스탄에 수출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던 중 정부가 일부 기술이 미국의 원천기술이라는 이유로 수출허가를 내주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방산기술 통제관 신설을 계기로 방산기술 통제 목록을 발간하고 국제무기수출통제기구와 협력, 정보ㆍ교육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내 기술유출을 막을뿐만 아니라 외국의 기술보호와 관련해 외교적 마찰을 방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수출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