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광화문 정부청사의 애매한 출입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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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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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1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사람이 출근시간 청사 출입구에서 경비원들에게 호통을 치고 있다. 대충 상황을 보니 경비원이 그 화를 내는 사람에게 "출입증을 보여주지 않으면 출입이 불가하다"고 말한 것 같다. 고위관계자(?)로 예상되는 그분은 이에 격분해 "내가 누군지 알고. 내가 거지같아 보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분을 삭히지 못한채 경비원에게 다가가 위협을 가했다.

#2 금강산기업협의회(금기협)는 지난 4년간 막힌 금강산 관광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주장하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통일부 출입기자들에게 기자 간담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청사에 있는 기자실을 방문하려는 절박한 이들을 도와주는 대신 '청사는 정부 공공건물이라 민간인은 들어올 수 없다'는 행정안전부의 방침을 들며 기자단과의 면담을 제지했다.

지난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출입'에 관한 일로 기자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던 일들이다.

정당하게 출입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한 경비원을 윽박지르던 그 고위관계자는 출입증도 없이 출입구를 통과했지만, 통일부 기자단이 요청한 금기협 관계자들은 청사에 들어올 수 없었다.

하지만 금기협 관계자들은 지난해 통일부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이때 통일부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던 전례에 비춰보면, 이번 청사 출입을 금지한 이유는 참으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군색한' 변명이다.

정부정책의 효율적인 성과는 이해당사자들과의 소통에서 나오지만 소통의 통로인 언론과 이해당사자들의 접촉을 정부가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실에서 이들과 못 만난다 한들 기자들이 취재를 못 하겠는가. 통일부는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남은 정권 기간 북한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국민들과의 소통마저도 닫은 듯 싶다.

금기협은 광복절을 계기로 금강산 방문을 재추진한다. 만약 이날도 북측이 방북을 승인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통일부 기자들을 만나고 싶다면 "내가 누군지 알고"라고 외치며 청사에 들어오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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