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몰라라’ 하면 ‘클라레 저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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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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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 오픈’ 규칙관련 해프닝… 10년 전 우즈넘 ‘클럽 15’개 우승 헌납

이안 우즈넘이 2001년 대회 때 여분의 클럽을 꺼내 던지고 있다. 왼쪽은 존 파라모 유러피언투어 경기위원장. 
                                                                                                                                                                                [R&A 홈페이지 캡처]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잉글랜드 랭카셔의 로열 리덤& 세인트 앤스GC는 브리티시오픈 ‘단골 개최지’다. 최근 40년동안 다섯 번을 포함해 총 10차례나 ‘디 오픈’을 열었다. 브리티시오픈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므로 여느 대회보다 규칙을 엄격히 적용한다. 규칙을 등한시하고는 우승컵(클라레 저그)도 없는 것. 이 곳에서 열린 최근 대회에서 나온 규칙관련 해프닝을 모았다.

1974년 게리 플레이어
이 골프장은 클럽하우스와 18번홀 그린이 거의 닿아 있다. 그래서 마지막 홀에서 볼거리가 많이 나온다.
1974년 대회 4라운드 때의 일. 게리 플레이어(남아공)의 18번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 클럽하우스 담 옆에 멈췄다. 오른손잡이인 그가 제대로 스윙하기 어려운 위치였다. 로컬룰상 클럽하우스는 OB여서 구제받을 수 없다. 그대로 치든가,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는 샷을 강행키로 했다. 퍼터를 꺼내들어 왼손잡이 식으로 그립하고 스탠스를 취했다. 그가 지닌 퍼터는 ‘L자’ 형으로 페이스 앞뒤가 동일하게 돼있었다. 그래서 퍼터를 돌려잡고도 스트로크를 할 수 있었던 것. 쳐낸 볼은 굴러가 홀옆 3m지점에 섰다. 그는 결국 피터 오스테리우스를 4타차로 제치고 브리티시오픈 3승째를 올렸다.

1979년 세베 바예스테로스
최종일 갤러리들이 몰렸다. 당시 주차시설이 미비한 탓에 코스 중간중간에도 차를 세웠다. 최종일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의 16번홀(파4) 티샷이 오른편 러프로 날아갔다. 하필 그 곳에 주차해둔 승용차 옆에 볼이 멈췄다. 경기위원은 “키가 있어 차를 뺄 수 있으면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이고, 차주인이 안 나타나면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이다”고 판정했다. 차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 차는 대회 때 세우는 중계탑이나 화장실처럼 ‘임시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로 간주됐고 바예스테로스는 구제를 받았다. 그런데 드롭장면이 특이했다. 1984년 이전 규칙으로는 드롭할 때 어깨너머로 했다. 바예스테로스는 오른손에 볼을 쥐어든 후 왼어깨 위로 넘겨 드롭했다. 그는 브리티시오픈 통산 3승의 첫 단추를 그 해 꿰었다.

2001년 데이비스 러브3세
27년전 게리 플레이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2라운드 때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의 18번홀 세컨드샷이 클럽하우스(OB) 담장옆에 멈춘 것. 그 자체만으로 구제받지 못하는 상황인데 담벼락에 걸쳐있는 케이블(OB)이 더 방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손을 바꾸지 않고 샷을 할 수 있었다. 러브3세는 담을 등지고 어프로치샷을 했다. 볼은 홀에서 7m나 지나쳤지만 파세이브 퍼트를 성공하고 그날 4언더파 67타로 마무리했다. 러브3세는 그러나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3라운드에서 부진, 그 해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2001년 이안 우즈넘
서양인으로는 작은 체구인데도 탄탄한 실력으로 1991년 마스터스 그린 재킷을 걸친 이안 우즈넘(웨일즈). 10년만에 메이저 2승을 올릴 수 있었으나 어이없는 실수로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 그는 2001년 이 대회 3라운드까지 공동 1위였다. 더욱 4라운드 첫 홀(파3)에서 홀인원성 버디를 잡고 상승세를 이어가는가 했다. 아뿔싸! 2번홀에서 티샷하려고 보니 백안에 시타용 드라이버가 있는 것 아닌가. 클럽수가 규정(14개)을 초과한 15개였던 것. 그는 경기위원에게 말하고 여분의 클럽을 던져버렸다. 물론 그에게 2벌타가 주어졌다. 페널티는 위반한 홀에 부과되므로 그의 1번홀 스코어는 버디(2)에서 졸지에 보기(4)가 되고 말았다. 그는 결국 챔피언(데이비드 듀발)에게 4타 뒤진 공동 3위를 차지했다. 11년이 지났지만, 골퍼들은 이 해프닝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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