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과 함께 떠나는 명품여행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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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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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승원 작가의 그리운 바다 장흥 <br/>[IMG:LEFT:CMS:HNSX.20120718.004127339.02.jpg:]<br/>눈부신 바다와 편백나무 숲 그리고 생생한 삶의 풍경

생명이 넘치는 장흥 앞바다

아주경제 최병일 기자=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위도상 정동쪽은 정동진입니다. 경도상 정남쪽에 있는 지역이 바로 장흥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장흥을 정남진이라고 부른답니다. 서울 정남쪽에 위치한 바닷가라는 뜻이랍니다. 바닷가 들녗을 가득메운 보리싹과 종려나무 가로수가 남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 물의 고장 장흥. 장흥은 도시가 온통 물로 가득차 있습니다. 바로 앞 바다야 두말할 나위도 없고요. 시내 중심부를 흐르는 탐진강에는 피라미와 은어가 줄지어 헤엄을 칩니다. 물처럼 사람들도 순후합니다. 장흥은 또한 우리 시대 문단의 거목 한승원 선생이 나고 자란곳입니다. 선생은 장흥의 갯마을 사람들의 순박한 삶을 그려낸 작품을 여러 편 발표했습니다. 바다처럼 세상을 품고 있는 선생을 따라 장흥 여행길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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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선생의 집필실인 해산토굴은 만리향의 내음이 바다내음과 짭짤하게 어울러져 그윽한 햇살아래 반짝거렸다. 언덕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수문 여닫이 바다는 마치 풀어놓은 휴지처럼 온통 하얗게 반짝거렸다. 잔뜩 찌푸린 날씨 탓에 득량도와 소록도가 마치 바다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 작가의 집필실과 강의실은 아담하면서도 정갈하다.
한승원 선생 집필실 앞의 작은 동산

“이곳이 내 무덤이지. 창작을 하다 세상을 하직하면 이 곳에 묻어달라고 했지” 작가는 초연한 얼굴로 바다를 바라보았다. 언제나 작가는 그렇게 살아왔다. 담담하면서도 치열하게. 그의 창작공간을 토굴(해산토굴)이라 이름붙인 것도 도인들이 도를 닦는 심정으로 토굴에 들어가 면벽참선을 하듯 치열하게 글을 써내려가겠다는 그만의 결기 때문이다.

장흥은 그의 문학의 모태였고 마르지 않는 창작의 원천이었다. 신춘문예 당선작인 ‘목선’에도 고향 덕도 사람들의 곡진한 삶을 수채화처럼 풀어놓은 것이었다. 그의 글은 늘 비릿한 바닷내음과 고향의 흙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의 삶이 늘 잔잔한 바다는 아니었다. 거친 파도가 일렁이는 검푸른 바다처럼 막막하고 공포스러울 때도 많았다. 고향의 중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빠듯한 봉급으로 5명이나 되는 동생들의 학비를 댈 수 없었다. 손가락에 굳은 살이 생기도록 청탁받은 원고를 써대며 신산스러운 삶을 이어나갔다.

80년대 그의 작품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표작인 된 ‘아제아제바라아제’는 당시 최고의 배우였던 강수연이 주인공을 맡고 임권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그 해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강수연은 이 작품으로 89년 대종상 최우수상은 물론 다음해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밀려드는 원고청탁과 함께 문학계에서 그의 명성도 높아졌다. 그 사이 동생들도 어느덧 장성했다. 하지만 그의 몸은 조금씩 병들어 갔다. 만성적으로 위장병에 시달렸고 때때로 부정맥이 와서 그를 괴롭혔다.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고향 바다의 포말이 꿈처럼 밀려들다 잠을 깨고 나면 썰물처럼 사라졌다. 모든 명성과 물욕을 버리고 고향으로 스며들 듯 내려왔다.
선생의 집필실 해산토굴 이정표 앞에서

한승원 선생이 고향에 돌아온지 어느 덧 14년. 아침에 눈을 뜨면 바라보이는 바다가 일상이 되었다. 작가는 이곳에서 무려 12권이 넘는 장편을 생산해냈다. 예전에는 주로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에 천작한 작품을 써내려갔다면 이제는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한다.
“ 흔히 휴머니즘이 문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그런데 휴머니즘이 사실 인간본위거든 그러다 보니 자연을 훼손하고 바다를 막아버리고 자연에 어긋나는 일을 하는 겁니다. 인간이 인간을 해롭게 하는 그런 세상이 되었다 이거죠. 자연을 훼손하니 그것들이 부메랑이 되어 오히려 인간의 삶이 피례해집니다. 인간도 살아야 하지만 벌레나 날새들까지 다 함께 잘사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탐진강변의 돌다리에서
탐진강변에 자리한 돌다리

한승원 선생이 생각하는 여행도 더불어 같이 하는 생태여행이다. 예전처럼 많은 곳을 돌아다니 못해도 선생에게 여행은 새로운 세상을 다시금 돌아보는 놀라운 경험이자 보드라운 쉼이다. 장흥 또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경험과 휴식이 숨어 있는 곳이다.

한승원 선생과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장흥군 안양면 여닫이 해변. 한승원 시비 30여기가 20m 간격으로 늘어서 있다. 2004년 세워진 시비에는 고향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작가에게도 이 공간은 정이 담뿍 묻어 있는 곳이다. 하루에 한 번은 산책삼아 이 길을 걸으며 지나간 삶의 희미해진 기억과 문학의 열정을 되새기는지도 모른다.


작가가 찾는 또 하나의 공간은 억불산에 있는 편백숲 우드랜드. 편백나무 숲은 깊은 그림자와 태양이 남겨놓은 아스라한 빛이 산란하며 나무사이로 떨어졌다. 이른바 우드랜드로 이름붙여진 나무숲길로 청신한 바람이 불어온다. 쭉쭉 뻗은 편백나무가 군락을 이룬 우드랜드는 목공 및 생태건축체험장이 있고 산야초 단지들이 조성되어 어느덧 장흥의 명물이 되었다. 편백노천탕은 물론 편백톱밥 찜질방까지 갖추어져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영화 축제를 찍은 소등섬

장흥의 정수를 담은 곳은 아무래도 남포마을이다. 영화 ‘축제’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소등섬이 마치 등불처럼 떠 있는 남포바다는 동틀 무렵이 압권이다. 붉은 해가 떠오르기 전에 세상은 온통 황금빛이 된다. 한 선생은 이 바다에 서면 또 다른 문단의 거목이자 친구였던 고 이청준 선생이 떠오른다고 했다. 장흥을 대표하는 두 작가는 이청준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까지 수시로 만나 인생과 문학을 이야기했다. 선생은 요즘 동학세력이 최후의 횃불로 타올랐던 장흥의 석대뜰을 배경으로 한 ‘동학제’라는 대하소설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어둠속에 묻혀 있던 동학꾼들의 남은 이야기를 세상의 끌어내기 위해 토굴로 들어갔다.

어느덧 긴 어둠이 바다 끝 포말을 따라 몰려왔다. 바다는 못내 아쉬운 듯 긴 한숨을 토해내고 긴 그물처럼 낙조가 걸린다. 아침이면 다시 잉태할 등 푸른 바다를 꿈꾸며 장흥의 밤은 깊어만 갔다.


여행메모
지난해 정남진 물축제의 한 장면

축제 - 장흥에서는 다양하고 이채로운 물놀이를 통해 더위를 물리칠 수 있는 2012 대한민국 정남진 물축제가 오는 27일부터 8월2일까지 7일간 ‘물과 숲 그리고 휴’라는 주제로 장흥읍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5회째인 정남진 물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7개의 각기 다른 천연 성분으로 채워진 ‘천연무지개풀장’, 물총과 물풍선을 이용한 물 난장인 ‘지상최대 물싸움’, 튜브를 타고 스피드를 즐긴 후 탐진강으로 바로 들어가는 ‘물썰매’, 재미있는 이벤트가 가미된 ‘맨손물고기잡기’를 들 수 있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지상최대 물싸움과 물썰매도 주목해볼만한 대표 프로그램이다. 편을 갈라 물총과 물풍선을 쏘고 던지면서 벌이는 가족형 이벤트다.
장어, 메기, 잉어, 붕어 등등의 민물고기를 잡는 맨손물고기잡기는 한 여름에도 차가운 물이 흐르는 탐진강 특설어장에서 매일 오후 2시부터 1시간동안 진행된다. 이밖에 줄배타기, 우든보트, 오리보트, 바나나보트, 리버카약), 물과학관, 초목수탁체험관, 남미라틴콘서트, 세미누드촬영대회, 개막축하공연, 전국대학생뮤지컬갈라콘서트, 전국동네밴드경연대회 등이 축제기간동안 펼쳐진다.
문의 : 정남진물축제추진위원회 061-860-0380 (www.jhwater.kr)

먹을 것 - 장흥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별미가 유난히 많다. 미식 기행지로 삼아도 좋을 만하다. 그중 으뜸은 장흥삼합 한우와 키조개 표고를 한 몫에 먹을 수 있다. 한우는 구워먹고, 키조개와 표고는 데쳐 먹는다. 세 가지를 함께 집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더해져 입에 착착 감긴다. ‘만나숯불갈비’(061-864-1818), ‘탐마루’(862-8292)가 유명하다.
시원하고 구수한 된장물회

된장물회도 맛보지 않으면 후회할 만한 진미다. 어린 농어나 돔의 속살을 약간 시큼하게 익은 열무김치와 된장, 매실과 막걸리를 숙성시킨 식초 등과 버무려 내놓는다.‘싱싱회 마을’(863-8555), ‘해돋이’(862-7234)를 추천하는 사람이 많다. 한우를 넣은 한우물회를 개발한 식당도 있다. 한우물회는 ‘명희네’(862-3369)에서 맛볼 수 있다.

묵을 곳 - 장흥 읍내에 ‘크라운호텔’(863-0777) 등 깨끗한 숙소 몇 곳이 있다. 옥섬 워터파크(862-2100)에서는 득량만이 내려다보인다.

한승원 작가의 장흥여행 제안 - 억불산 편백숲 우드랜드 - 소등섬 (남포마을) - 한승원 문학비 - 보림사 - 유치자연휴양림 - 탐진강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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