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0주년 기획> 한·중 FTA, 신중론 토대 위에 실리 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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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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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지난 2005년부터 준비를 시작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한·중 수교 20주년인 올해 들어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동북아시아인의 눈길이 이에 쏠리고 있다.

특히 경제대국을 바로 이웃에 둔 한국의 경우, 중국의 거대한 생산력을 어떤 식으로 이용하는가에 따라 한국만의 독자적 경제체제와 역동성을 유지하며 ‘제2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한·중 FTA를 통해 제조 강국인 한국과 무역의 실질적인 확대를 노리고, 한·미 FTA로 중국에 끼칠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하면서 동아시아 경제 통합의 기틀을 모색하는 형국이다.

특히 협상이 시작되면서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고 아시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우리 측 요구 사항을 적극 수용해 '통 큰 양보'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FTA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보상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선결과제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양국은 이달 초 FTA 체결에 앞서 초민감품목·민감품목·일반품목을 어떻게 정의할 지에 대해 2차 협상을 갖고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FTA 양허에서 제외하거나 부분적으로 감세를 감축할 초민감·민감품목을 제조업과 농수산업으로 분리하자는 데 합의했다. 한국은 농수산업이 민감하고 중국은 상대적으로 제조업이 민감해 양국은 제조업과 농수산업의 민감성을 상호반영하기 위해 민감 품목을 분리해 처리키로 한 것이다.

이같이 한·중 FTA는 논의 범위가 상품, 서비스, 투자 등 전 분야에 걸쳐 쟁점이 망라됨에 따라 협상이 진행되면서 논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韓, GDP 2% 증가… 中, 실질적 무역 확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중 FTA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 협상에 따라 ▲농업관세 50%, 제조업 관세 100% 인하(시나리오 1) ▲농업 관세 100%, 제조업관세 100% 인하(시나리오 2) ▲제조업 관세 100%, 농업관세 50%, 서비스 관세 50% 인하(시나리오 3) 등으로 전개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시나리오 등에 비추어 삼성경제연구원에 분석한 한·중 FTA 협상 후 경제 효과는 한국의 GDP가 2~4% 증가해 중국의 GDP 증가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FTA로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는 물론 반도체, 디스플레이, 섬유화학 등 기존국내 서비스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회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중 FTA 체결 시 대 중국 자동차 수출은 97.2%, 섬유는 73.6%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1년 철강제품의 대(對)중 수출은 470만톤으로 51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또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000만톤으로 94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철강제품에 대해 한국의 관세는 없으며 중국은 6%를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FTA협정 발효시 수출 증대로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중 수입관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소비 증가에 의한 수입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아연도 등 고관세로 중국 내에서 생산되던 제품이 한국 수입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자동차, 가전, 기계 등의 대중 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철강 수요와 생산이 증대되는 간접효과 및 장기적인 관점에서 철강기업간 경쟁 심화로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철강산업에서 FTA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일률적으로 모든 철강 제품의 관세를 철폐해야 하며 국내 철강업체의 대중국 투자 진출을 위한 투자 자유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공정한 경쟁을 위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금지를 요구하고 중국산 철강제품의 대량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세이프가드 조항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농∙축∙수산업 피해 보상 대책 강구해야

하지만 제조업의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농∙축∙수산업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FTA와는 달리 지리적 요건과 저렴한 노동 임금, 비슷한 식습관으로 인해 대부분의 품목이 경쟁우위를 가져 앞으로 중국산 농산물이 고스란히 우리 식탁에 오르는 광경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각계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0개 주요 농산물 중 중국산 농산품의 가격은 모두 한국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업부문의 경우 관세를 100% 인하할 경우, 수입 증가율은 2배가 되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 이같은 거시경제적 효과 외에도 한국과 중국 사이통상마찰을 줄이고 무역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거대 내수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을 경쟁국에 비해 선점하는 효과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결국 한중 FTA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원만한 쟁점의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신중론이라는 토대위에 우리 외교의 실리적 자세와 범국민적인 사회적 관심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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