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놀이터 현주소 ‘코스닥’
지난 1996년 7월 개설된 코스닥 시장은 혁신형 중소 및 벤처기업에 약 45조원의 직접금융을 지원하는 자금조달 창구역할을 하기위해 출범, 올해로 16년째를 맞았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1014개다. 유가증권시장의 787곳 보다 20% 이상 많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1050조원으로 104조원 가량되는 코스닥 시장의 10배가 넘는다.
본래 유가증권시장과의 성격에서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내실 성장을 게을리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동안 코스닥 시장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은 평균 92.5%다.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정보와 전문적 지식이 부족하다. 테마주가 들끓고 단기투자 성향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장이 개인투자자들의 정보부족을 메꾸지 못한다. 지난해 4월말 기준 애널리스트 보고서 중 코스닥시장 기업의 담당 종목은 20%에 불과한 수준이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자금 조달이란 시장의 순기능도 점차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9년 3조5000억원에 이르던 유상증자금액은 상반기 2686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부터 유럽발 금융 위기로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지만 감소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이후 코스닥 지수는 500선에서 정체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6월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의 장기 계획을 밝히며 ‘첨단 기술주 시장’이란 큰 틀을 만들었다. 일종의 체질 변화다. 그 동안 코스닥 시장은 IT벤처기업 시장으로 불리는 등 명확한 경계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우량 기술주, 정보기술(IT) 관련 공기업, 외국주 등 기술 관련 기업 상장 유치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또 우량주 위주의 상품성 지수를 개발해 기관 및 외국인에게 헷지수단을 제공하는 등 보다 안정적 수요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눈에 띄는 점은 시장의 구분이다. 유가증권 시장은 ‘중대형 우량주 시장’, 새로운 시장인 코넥스 시장은 ‘초기 성장형 중소기업 시장’으로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스닥 시장은 첨단 기술 쪽으로 가야한다”며 “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영국의 AIM, 싱가포르 카탈리스트, 캐나다 TSX 벤처, 미국 나스닥 등을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넥스는 코스닥 카피 아니다”
“코넥스는 코스닥 카피가 아닙니다. 코스닥 보다 자금규모를 줄인다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자본 시장 활력을 잃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 5월8일 코넥스 공청회 자리에서 진웅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국장)
코넥스 추진 배경은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위해서다. 하지만 더 큰 틀에서 코스닥 시장도 살릴 수 있는 금융당국의 복안이다. 현재 중소기업은 자금 조달이 은행 대출에 편중돼 있어 금융시장이 불안할 경우 자금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의 영세한 경영 규모, 상장 요건 미달, 복잡한 관련 절차 등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중소기업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시장이 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신규상장기업수는 497개에 달했지만 지난 2009년부터 2011년에는 153개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일반기업 대비 벤처기업의 상장 비율 역시 248%에서 206%로 감소했다.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 코넥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수태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회장은 “정부가 처음 코넥스 시장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전문가와 유관기관 등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중소기업에게 코스닥 등 높은 시장 진입 관문 등을 해결하기 위해 코넥스 시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문제는 ‘코스닥 시장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이냐’다. 당국은 시장참가자를 전문투자자로 제한하고 지정자문인 즉 신속한 상장 지원과 정보제공 역할을 담당할 시장 운영 조력자를 뒀다. 전문투자자를 기관투자자로 제한하고 있는 만큼 유동성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세계적인 신시장 역시 기관 중심의 장기투자 성향이 강한 점을 예로 들며 유동성 확충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중장기 플랜은 3~8년 후 초기 성장형 중소기업을 육성해 매출 30억~300억원 시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후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촉진해 코스닥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원식 코스닥협회 부회장은 “현재 중소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평균 12년이 소요된다”며 “코넥스는 중소기업들의 시장진입을 용이하게 해주고 새로운 자금조달의 창구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을 위해 해결할 과제도 남아있다. 대표적인 게 지정자문인제다. 지난 5월 공청회 자리에서 황준호 KTB투자증권 부사장은 “300억원 정도 기업이 코넥스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며 “지정자문인이 5% 수수료 받는 것은 불가능한데 시장 규모로 보면 잘 받아봐야 전체 수수료가 60억원 밖에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정자문인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적어 증권사가 안들어올 가능성 높은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중요하다”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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