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외환은행 노조, 이번엔 IT통합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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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2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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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정보 공유, 신규점포 개설 문제 등에 이어 계속되는 의견 대립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 간 감정싸움이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고객정보 공유, 신규점포 개설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양측이 이번에는 IT부문 통합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얼마 전 가진 임원진 워크숍에서 2014년 초까지 외환은행 IT부문을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를 위해 금리와 상품체계가 사전 통합돼야 한다는 계획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과의 IT통합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나금융이 독립경영 합의를 위반했다는 게 외환은행 노조 측의 주장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지주는 2월 독립경영 합의 당시 2017년 이후 노사 동의로 통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이미 통합을 전제로 일방적인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합의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5년 후 통합여부를 논의하겠다는 합의 내용에 부합하지 않는 통합 논의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특히 태스크포스팀(TFT) 구성 등 통합을 전제로 한 어떤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카드와 IT부문에서 금융시장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양측이 협조할 수 있다는 내용이 합의서에 포함됐지만, 이는 IT부문의 선제적 통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반면 구체적인 계획을 잡은 게 아니라 장기적인 경영 비전을 언급한 것 뿐이라는 게 하나금융 측의 설명. IT부문 통합은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최소한 몇 년은 걸리는 중장기적인 과제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게 하나금융측의 주장이다.

결국 이번 갈등도 독립경영 및 통합에 대한 양측의 해석과 입장차이에서 비롯된 셈이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갈등은 고객정보 공유 문제를 둘러싸고 폭발하기도 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에 외환은행의 고객정보를 공유하도록 요구했고, 하나HSBC생명 측에서는 텔레마케팅을 위해 고객정보를 요구했다 점을 문제삼은 바 있다.

또 신규점포 개설과 신입행원 채용 방식을 놓고도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으며, 외환은행 직원들의 지주사 행사 참석 여부와 여름 쿨비즈 착용 등에 대해서도 뜻을 모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시작일 뿐 하나금융과 외환노조 간에 의견이 충돌할 일은 계속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업무시스템이나 IT부문의 통합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기업문화와 인적자원 통합이 가장 어렵고 소중한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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