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사찰 논란' 韓銀, 직원 및 보안 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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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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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시국회 업무보고에서도 논란 될 듯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한국은행이 내부 게시판에서 임원을 비방한 글을 작성한 직원을 찾아 민·형사상 책임을 물으려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이버상에서 직원들을 사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 사실이 한국은행의 보안문서가 외부로 유출돼 밝혀진 것이어서 직원 및 주요 문서를 단속하는 데에서도 헛점을 드러낸 셈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내부 게시판에 김중수 총재 등 임원을 비방한 직원을 색출해 징계를 검토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임원에 대한 비판 글을 올린 직원을 찾기 위해 IP추적 등을 했고, 이에 일부 직원은 ‘사이버 사찰’이라며 우려와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이번 일은 한국은행의 법률질의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은 법무법인 두 곳에 ‘내부 게시판 게시글과 댓글 가운데 명예훼손·모욕 등 민형사상 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어느 것인가, 이 경우 글을 작성한 직원에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고 질문한 기록이 담겨 있다. 또 ‘게시글과 댓글을 작성한 직원을 찾는 데 필요하면 IP 추적 등 기술적 조치를 하고자 하는데 이것이 법적으로 가능한가’란 질의도 포함됐다.

한국은행이 질의서에서 문제 삼은 게시글은 4건으로 ▲체육행사 진행방식 ▲직원인사 불만을 담은 글 ▲김중수 총재의 내부회의 발언 비판 ▲김준일 부총재보가 받는 파격 대우 등을 비판한 내용이다. 단 질의서를 받은 법무법인의 대답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측은 “법무법인에 의뢰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익명게시판인 만큼 건전한 의견과 비판은 오갈 수 있겠지만 비난과 명예훼손이 있어선 안 되지 않겠냐”며 “법무법인에 법적인 문제점을 의뢰한 것일 뿐 특정 직원을 사찰하는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안이 요구되는 내부 문건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점에서도 한국은행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법률질의서는 한국은행의 소수 특정직원만 접할 수 있는 주요 보안문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일은 정치권에서도 거론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진 않은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25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임시국회 업무보고에서 이 문제의 진위와 의도를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측은 임시국회 업무보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내부자가 의도적으로 관련 문건을 외부로 흘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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