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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조차도 하룻새 스코어가 10타차이가 나기도 한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만큼 예민한 스포츠가 있을까. 사소한 요인이나 무수한 이유때문에 샷이 흔들려 그날 게임을 망치고, 하루(직전 라운드와 현재 라운드) 사이에도 10타, 20타가 왔다갔다 하기도 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 ‘베스트 스코어’를 낸 다음 라운드에서 ‘워스트 스코어’를 내는 일이 곧잘 일어난다.
왜 그럴까. 그같은 ‘몰락’을 막을 수는 없을까.
▲프로들의 스코어 편차 실태
여자프로 김희정은 2000년 KLPGA선수권대회 첫 날 63타를 친 후 둘쨋 날엔 80타를 쳤다. 하룻새 17타차가 났다. 전날에 비해 매홀 1타씩을 더 쳤다는 얘기다. 2012라이더컵 미국팀 단장 데이비스 러브 3세는 2006년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65타를 쳐 선두에 나섰지만, 2라운드에서 83타를 치고 커트탈락했다. 타이거 우즈나 최경주도 하루 9∼10타의 스코어 편차를 보인 예가 있다. 우즈는 이달초 미PGA투어 AT&T내셔널에서 우승한 뒤 그 다음주에 열린 그린브라이어클래식에서는 커트탈락하기도 했다. 톱랭커들도 스코어 편차를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베스트-워스트 스코어’ 패턴이 왜 나타날까
자신감이 넘친 나머지 아드레날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그렇게 될 수 있다. 위험이나 실수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샷을 공격적으로 하다보면 뜻하지 않는 ‘하이 스코어’를 낼 수 있다. ‘골프는 미세한 변화에도 반응하는 스포츠’라는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스윙 궤도, 몸 상태, 날씨, 동반자의 한 마디, 갤러리(주위 사람) 움직임, 플레이 속도 등 수많은 변수 중 하나라도 달라지면 스코어에 영향을 미친다. 베스트 스코어에 연연한 나머지 기대수준이 높아질 경우에도 샷을 그르칠 수 있다. 골프는 매 샷이 ‘굿샷’이 되기는 힘들다. 오히려 실수를 적게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롤러코스터 스코어를 예방하려면
들뜨지 말아야 한다. 직전 라운드, 그리고 그날 기록한 베스트 스코어는 빨리 잊는 것이 상책이다. 직전 라운드를 현재 라운드에 대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제는 어제이고, 오늘은 오늘’이라는 마음가짐아래 지금 하려는 샷에만 집중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얼마전 끝난 US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최나연은 7언더파 65타를 치며 6타차 선두로 솟구쳤다. 최나연은 그 때 “스코어가 너무 좋아 조금 ‘업’(up)돼 있었다”고 했다. 그러자 그의 코치가 이렇게 조언해주었다고 한다. “못 친 것을 잊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친 것도 잊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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