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해갔지만, 웅진홀딩스와 웅진코웨이 양측 모두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24일 웅진그룹은 KTB 사모펀드와 함께 투자자금을 유치해 웅진홀딩스와 특수관계자들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웅진그룹과 KTB PE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웅진코웨이 지분 31%를 인수하는 구조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에 대한 경영권을 지속 행사할 예정이다.
신설법인의 자본금은 1조2000억원으로 그 중 절반인 6000억원은 은행에서 차입하고, 나머지 6000억원 중 40%에 해당되는 2400억원은 웅진홀딩스가, 나머지 3600억원(60%)은 사모펀드가 부담한다. 실제 웅진그룹에 유입되는 자금은 9600억원이다.
양사 간 합의서에 따르면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며, 웅진코웨이의 본질 가치와 매각 가치를 극대화해 4년 후 웅진코웨이의 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보다 높은 가치로 매각하거나 우선매수권을 통해 웅진그룹이 다시 사올 수 있도록 돼 있다.
웅진홀딩스 신광수 대표이사는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해 그룹 재무구조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유지하여 웅진그룹의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급한 불 끈’ 웅진그룹, 장기 재무구조 변동 無…향후 타 계열사 매각 가능성도
웅진그룹은 코웨이 지분 매각을 통해 들어오는 신규 유입 자금 9600억원을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방침이다.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는 극심한 업황 부진으로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이로써 웅진그룹 측은 신규 자금으로 홀딩스 등 그룹 내 차입금 상환과 극동건설 지원 등 급한 불은 끄게 됐다. 하지만 장기 재무구조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여 추후 자금 확보를 위한 타 계열사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웅진홀딩스의 총 차입금은 1분기 말 기준 9966억원이다. 잠재채무를 포함한 조정총차입금은 1조4580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전체의 63%인 3700억원의 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홀딩스가 지급보증을 선 극동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 중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2740억원에 달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경영권 4년 보장 외에 재무구조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가져가려면, 자금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계열사를 정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코웨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그룹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
일단 웅진코웨이 내부에서는 불확실성 해소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까지 인수후보자로 유력시됐던 중국 콩카그룹이 선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콩카그룹은 웅진그룹에 코웨이 경영권을 보장한 합작사 설립을 제안해 막판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무구조 부실 등 인수 주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은 면해 내부적으로는 안도하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사업과 기업문화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웅진그룹의 사업 방향이나 재무구조에 계속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향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딜은 뭐 하나 해결되는 게 없는 딜”이라며 “홀딩스 대주주가 원하는 대로 한 것이지, 웅진코웨이 입장에서는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그룹 리스크는 그대로 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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