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한때 투자 열기로 세종시에 단기간 많은 물량이 집중되면서 벌써 과잉 공급 후유증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영무건설이 세종시에서 공급한 '영무예다음' 공공임대 아파트 청약 접수 결과 507가구 모집에 470명이 청약해 37가구가 미달됐다.
세종시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청약 미달이 발생한 것은 2010년 11월 세종시 첫마을 1단계 단지인 '퍼스트프라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910가구 모집 중 전용 164㎡가 미달됐다. 지난해 1월 재공급에서는 200여가구 모집에 평균 3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번 공급된 '영무예다음' 단지는 인기가 높은 편인 공공임대 아파트여서 청약 미달이 의외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세종시 임대아파트는 이번이 세번째 공급으로, 앞서 두 단지는 모두 순위내 마감된 바 있다.
세종시 분양권시장은 한산한 편이다. 이곳 아파트 분양권은 지난해 말부터 프리미엄(웃돈)이 점차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세종시에서 처음 공급된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최고 1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분양권 전매제한이 끝난 후 실제 거래되고 있는 분양권 시세는 분양가보다 평균 2000만~3000만원 높게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인근 연기군 N공인 대표는 "금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의 경우 프리미엄이 올해 봄 최고 7000만원까지 형성됐지만 지금은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최근 들어 매수세가 끊겨 거래도 뜸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세종시 분양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등 투기 세력이 과열을 부추겼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종시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초기에 각 지역 '큰손'들이 몰리며 분위기를 띄우는 바람에 가격에 거품이 상당히 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아파트 공급이 몰린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10년 11월 이후 올해 7월 현재까지 세종시에서 공급된 아파트는 2만4392가구에 달한다. 여기에 올 하반기에만 약 5000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람이 살지도 않는 곳에 2년여간 3만가구 가량이 공급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종시 민간 분양 열기는 지속되고 있어 판단은 섣부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달 초 현대건설이 세종시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1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된 바 있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팀장은 “영무예다음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민간 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은 높은 만큼 올해 공급되는 단지들도 대체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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