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 예비입찰 제안서를 마감했지만 한 곳도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KB금융지주가 25일 입찰 불참을 선언하면서 이는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외에 MBK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사모투자펀드(PEF)들도 예상과 달리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공자위가 한동안 매각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사실상 우리금융 민영화는 다음 정권의 몫이 됐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이번 매각 실패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경남·광주은행과 우리아비바생명 등 계열사를 통째로 파는 '일괄매각' 방식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정부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기본 원칙으로 △조기 민영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금융산업 발전 3가지를 고수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등을 이유로 일괄매각을 고집한 것이다.
그러나 이만한 덩치를 한번에 살만한 인수자는 많지 않다. KB금융지주가 인수후보로 떠올랐지만, 지분 95%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는 지주회사법 등 법적인 부담도 컸다. 현재 정부의 우리금융 지분은 56.97%다.
합병에 따라 예상되는 노동조합 반발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할 경우 어윤대 회장의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모펀드는 단기 수익을 목표로 하는 속성과 은행 경영능력의 부재 등으로 국내 여론이 좋지 않다. 또 인수자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설립 시기 및 투자 실적 등 법적으로 명시돼 있는 자격 요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2010년부터 시작된 우리금융 매각은 이번 입찰 무산에 따라 3번째 실패를 기록했다. 이에 매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에 집착하다 보니 공적자금 회수는커녕 결국 여기까지 왔다”며 “매각이 가능하도록 법적 소유규제를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5개 금융회사가 합쳐진 우리금융지주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총 12조7663억원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회수한 금액은 겨우 5조7000억원이다.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하는 이자만 해도 수천억원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도 최근 “새로운 구조로 접근해야 한다”며 민영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우리금융 노조는 독자생존 민영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 다수에게 지분을 분산해 매각하는 ‘국민주 방식’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는 ‘블록딜(대량매매)’ 방식, 우리사주조합 참여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계열사를 분할하게 되면 이것은 매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시그널이라, 시장에서도 집중도가 높을 것”이라며 "매각이익 극대화를 위해 분할 매각이 안된다고 하는데, 분리한 다음 매각 과정에서 개별 계열사별로 가격을 높여 팔면 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