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NYT)의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5000억달러가 넘는 메가캡(megacaps) 주식들의 가격 상승은 해외 주식이나 미국 내 중소형주보다 훨씬 높았다.
유로존 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이들 주식은 ‘러셀 톱 50 지수’ 기준 14%나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15%나 하락한 MSCI EAFE 지수(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선진국 주식시장 지수)와 큰 대조를 이뤘다. 미국내 중소형주 주식들도 1% 상승에 그쳐 메가캡 주식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고 NYT는 밝혔다.
메가캡 주식들의 인기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국채와 회사채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은 미국 재무부 채권과 초대형 우량 회사들의 회사채들을 대거 매입해 이자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도 메가캡 주식들은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발휘했지만, 최근 들어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NYT는 덧붙였다.
지난 1990년대 이후 정보기술주를 비롯해 많은 주식들의 거품이 붕괴하면서 그동안 이들 메가캡 주식들은 움직임이 무겁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해리스 프아비릿 뱅크의 수잭 애블린 수석 투자관은 “초대형주들이 드디어 제날을 만난 것 같다”며 “안전성과 배당금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셀 지수 톱 50개 회사들은 최근 불어닥친 경기 불황 속에서도 대부분 평균 2.2%의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중소형주 배당금 평균 1.6%와 재무무 국채 수익률 1.5%(10년물)를 크게 웃돌았다.
에스엔피 캐피탈의 수석 주식전략가 샘 스토발은 “불안한 유럽을 탈출한 투자자들은 안전한 미국의 초대형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면서 초래된 달러화 강세로 생긴 차익도 작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부터 2011년 4월까지 39%나 가치가 하락했던 달러화는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만 무려 13%가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여전히 낮은 메가캡 주식들의 주가수익비율(P/E)도 매력적이다. 중형주 P/E는 평균 16이고 소형주는 거의 20에 육박한 반면, 메가캡스의 이 비율은 13배 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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