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사-대형가맹점 리베이트, 검찰 수사로 이어지나

자영업단체 "공정위, 리베이트 적발 검찰에 고발해야"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카드결제 대행업체와 대형가맹점간의 리베이트 지급 사실을 적발한 가운데 자영업단체가 모든 카드가맹점에 대한 조사 확대와 검찰 고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호석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대표는 30일 “공정위는 벤사와 가맹점 간 리베이트 지급사실을 검찰에 고발해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며 “본 조사는 일부 가맹점에 그치지 않고 전 가맹점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 등 5개 시민단체는 앞서 “가맹점 계약 유치를 위해 벤사와 대형가맹점 간 리베이트 지급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리베이트는 자영업자들의 신용카드수수료 인하에 걸림돌이 되고, 자영업자들이 높게 부담하고 있는 카드수수료에 비용이 전가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벤사 입장에서는 결제가 많은 대형가맹점과 계약을 해야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대형가맹점의 리베이트 요구가 관행처럼 진행돼 왔다는 주장이다.

금융연구원 이재연 선임연구위원도 지난달 열린 ‘카드가맹점 수수료 개편 공청회’에서 “벤사들이 대형 가맹점 확보를 위한 경쟁과정에서 불건전한 영업행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올초 벤사와 대형가맹점의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벤사가 대형가맹점에 지급한 수수료 내역, 대형가맹점이 사용한 카드단말기 구입내역 등의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위법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형유통업체에 제공된 리베이트가 카드결제 수수료의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진위 여부를 밝히기 위해 조사 단계에 있다”며 “대형유통업체의 리베이트 요구가 거래상대방에게 금전·물품 등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공정위는 증거분석과 검토를 통해 리베이트 수수의 불법성이 확인되면 대형유통업체를 제재할 방침이다.

이에 오 대표는 “앞서 자영업단체들이 검찰에 이와 관련한 내용을 수사 의뢰했으나 검찰 측에서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수사가 가능하다는 답을 해왔다”며 “공정위는 리베이트 사실을 정확히 발표하고, 대형가맹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은 형사 처분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영업단체는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한국정보통신 등 13개 벤사와 하이마트·홈플러스 등 18개 대형가맹점을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