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약세장이 장기화되면서 증권주의 실적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이 대형 증권사 못지않게 중소형 증권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최근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기관의 장기 매수랠리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게 시장 평가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트레이드증권은 전거래일과 가격 변동은 없이 8910원에, 메리츠종금증권은 1.16% 오른 869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증권사 주가는 엇갈렸지만 공통점은 기관들의 장기 순매수 랠리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지난 5일부터 29일까지 17거래일 연속 기관이 순매수랠리를 진행해 총 186만2234주를 사들였다. 전날 기관이 20주 순매도하며 랠리는 끝이 났지만 이날 다시 기관은 2만7810주를 순매수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경우 메리츠종금증권보다 기관 러브콜 강도가 셌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날까지 35거래일 연속 순매수 랠리로 총 32만4951주를 샀다. 자사주펀드 가입금액 20억원을 감안해도 10만주 이상 많은 수량이다.
전문가들은 기관 매수랠리 원인에 대해 우선 두 증권사의 ‘특화된 매력’를 꼽는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른 중소형 증권사보다 이 두 증권사는 특화된 매력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실적도 양호해 기관들도 가끔씩 이들 증권사에 대해 문의를 해온다”고 말했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 역시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업을 통해 순이익이 200억원 증가해 연간 800억원 이익 기대감이 시장에 있어 왔다”며 “이트레이드증권 역시 자기자본은 작지만 온라인 2% 시장 점유율을 유지 중이고 선물 옵션 관련 수익 등도 양호한데 주가는 싸지 않냐는 시장 평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중소형 증권주에 대한 기관의 매수 랠리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증권주가 장기적으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상 매매’라는 해석도 있다. 신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만약에 월등하게 실적 등이 좋아지는 모습이 나왔다면 시장에서 먼저 이들 종목에 대한 얘기가 나왔겠지만 듣지 못했다”며 “리먼 사태 이후 기관들이 증권주를 장기적으로 사는 경우가 거의 없는 만큼 정상적인 매매 패턴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국내 기관은 증권업종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중소형 증권사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대형 증권사보다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대형 증권사보다 상대적으로 ‘악재 영향권’에서 벗어난 점이 기관들의 매수 요인이 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원재웅 연구원은 “여타 대형 증권사는 비용도 늘었고 거래대금이 줄어 수익성에 타격이 컸다”며 “그러나 이 두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기 때문에 기관들이 눈여겨 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7월부터 현재까지 2년 동안 메리츠종금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에 대한 증권사 분석 보고서는 ‘1곳’에 불과하다. 두 증권사 모두 자기자본이 낮아 리서치센터에서 커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