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LTRO 효과’ 재현 여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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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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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오후 ECB 정책회의 발표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시장 관심이 다시 ECB(유럽중앙은행) 의 ‘입’으로 쏠리고 있다. 앞서 ECB의 1차 LTRO(장기대출프로그램) 효과를 본 시장은 3차 LTRO를 통해 당시 효과가 재현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06포인트(0.11%)내린 1879.93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6일부터 31일간 6.37% 오르며 190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이날 잠시 숨고르기로 조정받았다는 게 시장 평가다. 지난 25일 코스피는 1769.31로 연중 최저치를 찍은 후 전일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은 이번주 예정된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와 ECB 정책회의 기대감이란 게 중론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시행된 ECB의 1차 LTRO 도입 시기와 현재 증시 상황이 유사하다고 분석 중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앞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을 위해 모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하는 등 유럽 정책담당자들의 우호적인 발언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 분위기는 FOMC 와 ECB 기대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1차 LTRO 도입시기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 매수 여건은 LTRO 도입 전후로 크게 개선됐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말 1차 LTRO가 시작된 후 지난해 1월1일부터 2월말까지 코스피는 11.20% 상승했다. 당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11조원이다. 지난 7월26일부터 31일까지 코스피는 6.37% 올랐는데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1조5000억원이다.

이는 LTRO가 유동성 공급과 은행권의 신용 경색 우려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두 차례 LTRO를 통해 1조 유로 가량의 유동성이 유럽 시중은행에 공급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3차 LTRO 효과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현재 ECB가 내놓을 수 있는 정책은 3차 LTRO를 비롯해 국채 매입 프로그램 재개, EFSF(유럽재정안정기금) 의 국채 매입 허용, ESM(유로안정화기구) 의 은행 라이센스 부여 등 크게 4가지다.

효과가 크다는 쪽은 LTRO가 주는 유동성 효과를 강조했고 반대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쪽은 LTRO 이외 국채 매입 프로그램 재개와 같은 강력한 정책이 시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LTRO만으로 과거와 같은 큰 기대를 갖기 무리라는 쪽으로 시장 의견이 다소 기운 눈치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3차 LTRO가 된다고 하면 1차 때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ESM 은행 라이센스를 주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큰데 아직 독일 반대 때문에 여의치 않으며 실질적인 논의는 내달 12일 독일 헌재 판결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ECB 정책은 단기적인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유로존 중심권 합의, 결국 재정 동맹으로 가야하는 과정에 일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LTRO 이후 각국 은행들이 오히려 정부부채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면서 정부부채 문제를 증폭한다는 지적이 존재한다”며 “ECB 정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해야하며 이번에도 ECB 자체에서 제시할 수 있는 정책 범위는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ECB총재가 ‘강력한 정책을 펴겠다’고 말한 후 시장이 궁금해했던 정책이 이제 ‘확인’되는 단계에 왔다”며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LTRO보다 스페인 등 위기국가 국채 직매입이란 목소리가 높아 또 LTRO를 쓴다면 이에 따른 실망감이 부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1~2차 LTRO가 큰 효과를 본 이유에 대해 유럽 은행이 자기자본 비율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맞물려 효과가 상대적으로 컸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번에 LTRO가 나온다면 오히려 반사적인 실망감에 증시는 조정장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치환 연구원은 “3차 LTRO는 1차와 비슷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우선 핵심 변수가 유럽이라는 측면에서 FOMC보다 ECB에 대한 관심이 높고 유동성 공급 측면도 있는데 특히 유로존에 대한 ECB의 적극적 개입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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