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이날 웹사이틀를 통해 “ECB는 재정에 간섭하기 보다는 독립적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본래 목적인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트만은 유로존 정상들이 중앙은행 기능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CB가 일자리 창출 은행시스템 안정 등 경제전반의 주요 업무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버려야한다고 주장했다.
분데스방크는 유로존 중앙은행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독일이 ECB에 투자한 자본이 가장 많은데다 견고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바이트만 총재의 발언이 ECB의 통화정책회의를 하루 앞두고 나온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ECB의 통화정책 회의에 힘을 가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FT는 이 발언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게 직접 경고하는 것으로 비춰진다고 전했다. 바이트만 총재와 드라기 총재는 2일에 열리는 회의에 앞서 지난달 30일 만났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공개적으로 유로존 위기를 막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울 특단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다시 가동하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은행 면허를 부여해 ECB로부터 직접 차입하는 방안이 거론됐었다. 이에 따라 치솟던 스페인·이탈리아의 자금조달 비용은 안정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원칙론을 강조하는 독일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필립 뢰슬러 독일 경제장관은 1일 내각을 주재하고 "ECB의 채권 매입 재개와 EFSF에 은행면허를 부여하는 것은 독일이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ECB의 독립성은 숭고한 가치며 물가 안정에 치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독일의 거센 반대가 ECB 회의에 크게 작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유로존 내 독일의 힘이 막강하지만 통화위원회에서 행사하는 표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독일이 다른 국가를 반대로 설득하지 못하면 독일의 주장도 힘을 쓰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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