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최근 4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은 주식형펀드가 강한 모멘텀으로 증시가 반등할 경우 환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펀드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접근에서 단기적으로 바뀌었고 지난 4월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웃돌 당시 미처 환매를 못했던 투자자들이 증시 상승세에 손절매 욕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세가 우세한 분위기속 외국인의 적극적인 순매수 전환에 추가적인 상승 시도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자 환매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새 장기투자자들이 사라지고 단기투자자들이 많아져 투자패턴이 구조적으로 바뀌었다”며 “지난 4월과 같은 대량 환매는 없을 것이나 5월 이후 꾸준히 자금이 들어왔듯, 증시 상승에 꾸준한 환매 물량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전략상의 환매가 많아졌기 때문에 증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단기적인 투자패턴은 유지될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 연초 1800포인트이던 코스피가 2000포인트까지 상승한 지난 4월까지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3조9000억원 가량 줄었다. 그러나 5월 이후 코스피는 조정을 보이며 1700선까지(5월 18일, 1782포인트) 밀리자 저가매수성 자금이 몰리며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3달새 4조원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순유입은 2조원에 달했다.
2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이후 전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4조5200억원 증가했으며 이 기간 순유입은 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5월 저가매수 심리가 작용하면서 주식형펀드 신규 설정자금은 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8월 유럽재정위기 당시 4조5000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 자금유출입도 6개월만에 순증으로 전환했다.
유형별로 최근 3개월새 가치주, 그룹주펀드 설정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가치주펀드는 최근 3개월새 3939억원의 설정액 증가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개별펀드로 KB자산운용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이 2126억원의 설정액이 늘었다.
가치주펀드는 경기방어 업종의 비중이 높아 보수적 자금이 몰렸으며 투자자들이 대형주에서 초과적인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가치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룹주에서는 최근 3개월간 기타그룹주펀드가 3016억원의 설정액이 늘었으며 삼성그룹주펀드는 1762억원이 증가했다. 기타그룹주펀드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증권투자신탁 1(주식)’이 1661억원, 삼성그룹주펀드에서는 한국투신운용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2(주식)(모)’이 1049억원의 설정액 증가를 보였다.
그룹주펀드의 설정액 증가는 삼성전자의 조정세가 진행됐던 것이 주요 요인이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조정을 보이면 유입, 상승시에는 단기차익에 대한 대응을 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또한 실적이 여타 대형종목에 비해 두드러지게 좋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산상황을 기준으로 환매할 것을 당부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상승흐름을 타면 가파르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수익을 실현하게 되면 추가적인 상승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기대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의 포지션, 자산배분 비중과 투자성향, 자본집행의 성격"이라며 "이는 원론적이지만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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