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2012 런던올림픽에서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오은석(29·국민체육진흥공단)은 명실상부한 대표팀의 '최고 베테랑'이다.
대표팀에서 가장 이른 2002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래 햇수로만 11년째 빠지지 않고 대표팀으로 활약했다.
오은석은 대표 선수 중 유일하게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고, 2008년에도 홀로 남자 사브르 개인전 출전권을 따내 벌써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0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따내 사브르 종목 사상 처음으로 세계대회 시상대에 섰다.
특히 같은 대회 단체전에서는 우승을 차지해 한국에 사상 첫 청소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안기는 등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이에 따라 '불모지'였던 한국 사브르에서는 '개척자' 역할을 해낸 선수로 평가받는다.
2010년 오은석은 아시아 사브르 선수 사상 처음으로 국제펜싱연맹(FIE)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는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며 대표팀을 이끌었다.
전체적으로 안정된 기량을 선보이는 '만능선수'인 오은석은 거리를 조절하는 능력이 특히 뛰어나 상대의 공격이 끝난 직후 타격하는 리미즈 파라드(재공격)가 장기다.
오은석은 이번 대회에서는 '백업' 역할에 충실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개인전에는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 원우영(30·서울메트로), 김정환(29·국민체육진흥공단)에게 출전을 양보했고 3일 단체전에서도 후보 선수로 등록했다.
이는 후배들의 성장을 위한 것도 있지만 해외에 워낙 많이 노출된 오은석의 기량을 감추려는 대표팀의 작전이기도 했다.
오은석은 루마니아와의 결승전에 8세트 '비밀 병기'로 출격해 베테랑의 노련함을 과시하며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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