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최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소재한 쑤닝(蘇寧), 궈메이(國美), 우싱(五星)전기 등 주요 가전양판점의 에어컨 판매 코너에서 LG 에어컨 제품은 이미 찾아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LG 에어컨 중국사업부 관계자는 “LG 에어컨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것이 아니다”며 “최근 몇 년 간 LG 에어컨이 막대한 손해를 입으면서 기업 내부적으로 사업을 조정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LG 에어컨뿐만이 아니다. 삼성 쑤저우(蘇州) 에어컨 공장도 지난 1월부터 일부 에어컨 생산라인을 가동 중단하기 시작했으며 3월부터는 에어컨 생산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쑤저우 공장이 삼성전자의 중국 내 유일한 에어컨 생산공장임을 감안하면 이곳 공장의 에어컨 생산 중단은 곧 삼성 에어콘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함을 의미한다고 중국 베이징상바오(北京商報)가 지난 6월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삼성전자 측도 즉각 부인하며 “삼성 에어컨은 상업용과 고급 시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LG나 삼성이 중국 에어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동안 가전양판점을 통해 중국 내 에어컨을 판매해 온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 내 에어컨 판매채널은 총 세 가지다. 궈메이, 쑤닝 등과 같은 가전양판점, 혹은 에어컨 전문 판매 대리업체를 통해 판매하거나 아예 브랜드 직영 판매점을 열어 판매하는 것. LG나 삼성은 그 동안 가전양판점을 통한 에어컨 판매에만 주력하며 다른 유통채널 확대에는 소홀했다.
특히 가전양판점은 주로 1선 도시에만 집중돼 있다. 따라서 이를 통해서는 최근 들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소 도시의 가전 시장에 진출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최근 중국 토종 에어컨 업체인 거리(格力)나 메이디(美的)가 이미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로 중국 전체 에어컨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LG, 삼성 에어컨의 입지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가전업계 전문가 류부천(劉步塵)은 “LG에어컨의 중국 시장 철수 소문은 곧 외국계 브랜드가 중국 가전시장에서 경영난에 처한 것을 의미한다”며 “중국 토종 가전업체의 급성장으로 외국 가전브랜드들이 위축되고 있으며, 특히 에어컨 시장에서 이러한 추세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 년간 잘 나가던 LG 에어컨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지난 2006년 리퍼비시 사건 때문이다. 당시 LG 전자는 중고 에어컨을 새 것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지난 2010년 중국 정부가 중소도시의 가전 소비 촉진을 위해 실시한 ‘가전하향(家電下鄕)’ 대상 목록에서 LG 에어컨이 제외되면서 LG 에어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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