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이 확산돼 SC은행의 영국 본사가 제재를 받는 상황이 초래되면 한국 SC금융지주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미국 뉴욕주 금융감독국이 제기한 자금세탁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SC금융지주에 대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8일 글로벌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금융감독국은 SC은행의 미국 지점이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수년간 이란 정부가 소유한 은행이나 이란 법인들과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세탁 거래를 해왔던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뉴욕주 금융감독국은 이달 중 열리는 청문회에 SC은행을 소환한 상황이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미국 내 영업 면허를 취소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SC은행 측은 6일 성명을 통해 “뉴욕주 금융감독국이 발표한 자료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SC은행의 잘못이 명확히 드러날 경우 한국 SC금융지주도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주 금융감독국이 SC은행 미국 지점의 면허 취소 등 관련 징계 절차에 착수하면 영국 본사도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SC금융지주는 미국 지점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지만 영국 본사가 제재를 받을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한국 SC금융지주의 대주주는 영국에 주소지를 둔 SC NEA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또 SC NEA의 최대주주는 SC은행 영국 본사다.
금융감독원은 한국 SC금융지주의 대주주가 영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만큼 현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게 되면 한국 SC금융지주의 대주주 적격 요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결국 SC은행 영국 본사에 대한 제재가 SC NEA를 거쳐 한국 SC금융지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사태가 SC은행 영국 본사로 확대되지 않고 미국 지점만의 문제로 끝나더라도 상황이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뉴욕주 금융감독국이 제기한 자금세탁 관련 의혹이 사실일 경우 금감원도 한국 SC금융지주에 대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SC은행 계열사 간의 네트워크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얽혀있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지점에서 세탁된 검은 돈이 여러 경로를 거쳐 한국 SC금융지주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일단 미국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지켜볼 예정”이라며 “제기된 의혹 중 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나면 한국 SC금융지주가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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