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기획사 연습생 기근에 시달리는 이유는

아주경제 황인성 기자=오디션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가요계가 연습생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들어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괜찮은 연습생이 없냐'고 묻는 게 일상이 됐다. 중소기획사의 경우 준비하고 있는 가수나 그룹에 맞는 인재가 없어 데뷔를 미루고 있는 경우도 많다.

연습생 기근 현상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엠넷 '슈퍼스타K 시즌4'는 벌써 200만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버스커버스커, 서인국, 장재인, 허각, 존박, 울랄라 세션 등 스타를 배출한 '슈퍼스타K'는 이제 가수 지망생의 꿈의 무대로 자리 잡았다.

거기에 MBC '위대한 탄생', SBS 'K-POP 스타'등 공중파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가세하면서 가수 지망생의 기회는 넓어졌다. SBS 'K-POP 스타'의 경우 본선 진출자에 한해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 연습생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가수 지망생이라면 도전해보고 싶은 매력적인 기회다. 거기에 수억원대의 상금도 매력적이다.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자가 느는 것은 당연하다. 쏠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중소 기획사를 찾는 가수 지망생은 줄어 들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자신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대중에게 쉽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면 기획사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기 때문에 기획사로 오디션을 보러 오는 지원자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수백만 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우승해야 기획사의 연습생이 되는 기회가 주어진다. 시즌4까지 온 엠넷 '슈퍼스타k'의 경우 존박, 서인국, 장재인, 허각 정도만 가수로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가수로 성공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오디션 우승자는 인지도를 얻지만, 그만큼 불이익도 받는다. 가장 큰 문제는 데뷔한 뒤 타방송국에 출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엠넷 '슈퍼스타K' 출신이 공중파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어렵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최근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듯 보이지만, 아직 완전히 개방된 것은 아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 관계자는 "지상파에 몇 번 출연했지만, 그렇게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어디 출신이란 꼬리표 때문에 다른 가수에 비해 힘든 것은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현재 가요계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해 가수 제작 시스템은 변화했다. 가수 지망생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믿을 수 있는 기획사를 만날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다. 가수 지망생이 근본도 없는 기획사에 속아 피해를 볼 확률은 줄어든 셈이다.

부작용도 생겼다. 가수 지망생의 눈높이가 높아져 중소 기획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생긴 것. 과거에는 가수만 된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지망생들이 이제는 기획사의 능력을 따져본다. 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완성도가 높아 생긴 역효과다.

한 가요 기획사 대표는 "요즘 가수 지망생들이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에 현실을 모른다. 기획사의 규모와 자본에 따라 투자하는 비용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대형기획사만큼의 지원을 기대한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라고 해서 모두 소녀시대, 동방신기가 될 수 없고, 중소 기획사라고 해서 모두 실패한 가수만 있는게 아닌데도 말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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