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집계를 통해 이라크가 지난달 하루 평균 300만배럴 이상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20년만에 처음으로 하루 300만배럴을 하회한 290만배럴에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0만배럴 원유 생산량을 유지해 1위를 고수했다.
이처럼 이란이 2위 자리를 놓친 것은 서방국의 입김 때문이다. 지난달 이란에 대한 미국 유럽연합(EU) 석유 금수조치가 본격적으로 실시됐다. 이란은 최대 석유수출 지역인 유럽과 미국의 경로가 끊긴데다 이들 우방국들도 이란의 석유를 줄이며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란의 생산량이 급격하게 저조해졌으나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이라크는 원유 생산량을 지난 5년간 하루 80만배럴 올린 반면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00만배럴 가량 줄어들었다. 이란은 오는 2017년까지 하루 1200만배럴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라크는 이란이 주춤하는 사이 에너지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 원유사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투자유치를 통해 탄화수소 산업을 재건했다. 또한 지난 2008년부터 2010년 초까지 엑슨모빌 로얄더치셀 BP 등 주요 석유그룹과 잇따라 장기간 계약을 성사시켰다. 앞서 이라크는 지난 2년간 송유관과 석유 수출 터미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제에너지연구의 마노체흐르 타킨 원유 전문가는 “석유 생산국의 순위 변동은 중동의 정치적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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