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 증가율 7.2%를 기록하며 전 세계 경제 호황을 이끌었던 이른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를 뛰어넘어 새로운 블로오션을 겨냥한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이 뜨겁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주요 기업들은 중앙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는 물론 남극, 북극 등 극지까지 개척하며 새로운 블루오션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는 '흙 속의 진주'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의 경우 올들어 케냐 지점을 법인으로 승격하고 모리셔스 분소를 추가함으로써 1개 총괄(남아프리카공화국), 3개 법인(남아공, 나이지리아, 케냐), 4개 분소(가나, 세네갈, 수단, 모리셔스)로 현지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브릭스를 중심으로 세계 신흥시장을 개척해온 국내 기업들은 이제 브릭스 시대를 넘어 '포스트 브릭스' 시장에서 글로벌 경기불황의 돌파 카드를 찾고 있다.
◆ 아프리카에서 '포스트 브릭스' 해법을 찾는다
아프리카는 국내 기업들에게 마지막 개척지로 여겨진다.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아프리카는 지난 2000년 이후 연 5%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투자처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국내 아프리카 진출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자체적으로 집계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삼성전자의 아프리카 TV시장 점유율은 평판 TV(38.7%)와 3D TV(57.9%), 스마트 TV(51.3%)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으며, 대형 상업용 디스플레이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최근 아프리카 케냐 지점을 법인으로 승격하고, 모리셔스 분소를 새롭게 개설하는 등 조직정비와 함께 북아프리카와 중남부아프리카를 양분해 500여명의 해외 영업인력을 투입하는 등 예년에 볼 수 없는 대공세에 나서고 있다.
철강업체들도 이미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아놓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카메룬·콩고·짐바브웨·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주요 국가들을 직접 방문해 철광석과 무연탄 등 자원개발을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섰다.
일본의 신일본제철이나 인도의 아르셀로미탈 등이 각각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알제리 등에 현지 공장을 두고 아프리카 공략을 본격화하는데, 이에 뒤처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개별 기업뿐 아니라 재계 차원에서도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모로코와 에티오피아에 경제사절단을 파견, 국내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전경련은 올해 이집트 등에도 추가로 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재조명 받는 신흥시장 '시베츠'
지난해 HSBC는 브릭스의 뒤를 잇는 차세대 신흥국가군으로 '시베츠(CIVETS, 콜롬비아·인도네시아·베트남·이집트·터키)'를 제시했다.
이 중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와 이집트, 터키 등 지중해 국가에 대한 새로운 시장개척 열기가 뜨겁다.
이집트와 터키는 그동안 가죽·제지 무역 등이 성행해왔으나 최근에는 가전·자동차·철강 등 고부가산업의 진출이 이어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시장 개척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터키의 경우 경제규모가 지중해국가 중 가장 커지고 있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사와 현대·기아차 등이 미국, 일본 기업보다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코트라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 4개국에 대한 한국의 직접투자는 지난해 27억4800만 달러(약 3조1600억원)를 기록해 지난 2007년의 21억8600만 달러(약 2조5100억원)에 비해 6억 달러 가까이 증가하면서 아세안 국가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성과도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의 제조업 중심으로 이뤄졌던 투자에서 발전해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이미 동남아 현지 유통매장을 가지고 있는 롯데마트는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지에 4~5개 점포를 새로 개설할 예정이며, 이마트 역시 내년에 베트남에 1호점을 연다.
이처럼 신흥시장인 '시베츠'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신흥시장 개척은 '브릭스' 시장을 뛰어넘어 또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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