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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카이라이, 사형유예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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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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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게 사형유예가 20일 선고됐다.

사형유예는 사형을 선고하되 2년 간 집행을 유예하고 이후 죄인의 태도를 고려해 무기 또는 유기 징역으로 감형해주는 중국 특유의 사법 제도다. 또 사형유예가 선고된 기결수를 실제 사형에 처하는 경우가 드물어 구카이라이에 대한 이번 판결은 사실상 무기 또는 유기 징역형으로 여겨진다.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중급인민법원은 20일 오전 선고 공판을 열고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고의살인죄)로 기소된 구카이라이에게 사형을 선고하되 형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구카이라이는 작년 11월 13일 충칭시의 한 호텔 객실에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던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 9일 열린 심리에서 구카이라이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닐 헤이우드의 입에 미리 준비한 시안화물 성분의 액체 독약을 흘려 넣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했다고 밝혔다.

구카이라이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닐 헤이우드가 아들 보과과(薄瓜瓜)의 신변을 위협해 아들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어떤 판결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세기의 재판’으로 회자되던 구카이라이 재판이 일단락됨으로써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총영사관 도주 사건으로 촉발된 보시라이·구카이라이 파문도 정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안팎에서는 구카이라이에 적용된 혐의가 살인으로 국한됐고, 재판 과정에서 남편 보시라이의 비호 여부가 언급되지 않음으로써 보시라이가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보시라이가 형사 처벌 대신 출당 등 당내 처분만 받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유력한 차기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후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던 보시라이는 왕리쥔 사건으로 지난 3월 충칭시 당서기에서 해임됐다. 4월에는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당 중앙정치국원과 중앙위원 자격마저 정지당하고 당 감찰 기구의 조사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 이후 최대의 정치 사건인 보시라이·구카이라이 파문이 구카이라이를 단죄하는 형식으로 종결됨으로써 중국은 차기 지도부 교체를 위한 18차 당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 준비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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