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 [미국 SI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클럽에 민감한 골퍼들이 있다. 필 미켈슨(미국), 최경주(SK텔레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미켈슨은 한 때 드라이버 2개를 골프백에 넣고 나가 경기를 하기도 하고, 아예 드라이버를 백에서 뺀 채 나가기도 했다. 웨지를 5개 갖고 다니기도 했고, 로프트 64∼65도짜리 ‘X 웨지’를 백속에 넣고 경기에 임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롱퍼터를 사용해 ‘롱퍼터 논쟁’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그런 미켈슨이 지난주 미국PGA투어 ‘더 바클레이스’ 3, 4라운드 때 독특한 퍼팅 그립을 하고 나왔다. 이른바 ‘변형된 집게(modified claw) 그립’이다. 마크 캘커베키아나 크리스 디마르코같은 선수가 했던 것처럼 게가 막대(샤프트)를 물듯이 취하는 퍼팅 그립이다.
미켈슨은 그 생소한 그립으로도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지난 5월 이후 자신의 18홀 스코어로는 가장 좋다. 그날 퍼트수는 28개였고, 홀당 퍼트수는 1.692개로 상위권이었다. 5번홀에서는 9m 짜리, 12번홀에서 10m 짜리 버디퍼트가 홀로 들어갔다. 미켈슨은 그러나 4라운드에서는 5오버파 76타를 치고 말았다. 퍼트수도 30개로 많아졌다. 새 퍼팅 그립의 효용이 아직 증명되지 않은 셈이다.
미켈슨은 “변형된 집게 그립을 라운드 내내 취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인데 감이 좋다. 3라운드 때 퍼트는 나무랄데 없었다.”라고 말했다.
미켈슨이 이 퍼팅 그립을 다음 대회에서도 계속할 지는 미지수다. 골프장비를 자주 바꾸거나 퍼트가 안돼 고민하는 골퍼들에게 미켈슨 사례는 타산지석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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