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동강난 배·무너진 지붕…한국사람 모두 불안에 떨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8-28 18: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제15호 초강력 태풍 '볼라벤'이 28일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중국 어선 2척이 좌초해 16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최고 초속 50m 이상의 거센 바람에 전선이 끊어지면서 서울, 경기, 인천, 충남, 전남, 제주, 경남 등 전국 가구와 주요 산업단지에 전기 공급이 끊겨 큰 불편이 발생했다.

천연기념물 103호인 국내 대표 소나무 속리산 정이품송의 가지가 부러지고, 충북 괴산 '왕소나무(王松·일명 龍松·천연기념물 제290호)'도 뿌리가 뽑힌 채 쓰러지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中 어선 2척 좌초로 사망·실종자 줄이어

28일 오전 2시 40분께 제주도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쪽 1.8㎞ 지점에 떠 있던 월강성어 91104호와 91105호(이상 산둥성 웨이하이시 선적·톤수 미상)가 강풍과 높은 파도로 뒤집혀 사망자는 4명, 실종자는 1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광주 서구 유덕동의 한 도로에서는 낮 12시 13분께 인근 교회 종탑이 주택을 덮치면서 임모씨(89ㆍ여)가 벽돌더미와 무너진 지붕에 깔린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오전에는 전북 임실군 성수면 신촌리에서 A씨(50)가 쓰러진 나무에 깔려 사망했다.

전북 완주군 삼례읍 W아파트 주차장에서는 경비원 박모씨(48)가 강풍에 쓰러진 컨테이너에 깔려 숨졌다.

충남 서천군의 한 단독주택 옥상에서 정모씨(73ㆍ여)가 고추 말리는 건조기에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하던 도중 강한 바람이 불어 4m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정전·월파·선박파손·통신두절

초속 50m를 넘나드는 강풍이 스쳐지나간 서울과 경기, 제주, 전남, 경남, 충남 등 전국에서 정전 피해가 이어졌다.

오전 10시 현재 전국에서 214건의 정전이 발생해 71만2024호에 전기 공급이 끊겼으며 정전가구는 20만 가구에 이르렀다.

이동통신 기지국 17곳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7곳은 전송로가 단선돼 이동통신, 초고속 인터넷, 일반전화 등에 장애가 발생했다.

강풍은 전남 완도 등 서남해안 지역의 양식장 등 주요 양식장을 거의 초토화시켰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는 공장 지붕이 날아가거나 순간정전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볼라벤에 의한 강한 파도와 강풍으로 경남 사천시 신수도 연안 수심 5∼12m 해안가 개펄 위에 떠밀려온 제주 선적 7만7458t급 석탄운반선이 두 동강 나기까지 했다. 화물창에는 석탄 4만5000t이 실려 있으며 해양오염 등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4시께는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포구 부근 방파제 30m가량이 유실돼 정박하고 있던 선박 중 6척이 침몰했다.

◆하늘길·뱃길 '깜깜'…인천대교 등 전면 통제

28일 오후 2시 현재 김포와 제주 등 국내선 77편, 국제선 117편 등 총 194편이 볼라벤으로 인해 결항됐다.

해상의 강풍과 높은 파도로 27일 오전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과 제주 부속섬을 연결하는 배편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제주의 항공편도 전날 오후 3시부터 전면 결항되는 등 제주는 뱃길과 하늘길이 모두 끊겼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 피해가 우려돼 제주 산방로와 섭지코지, 표선, 법환, 칼호텔 주변 해안도로 등 12개 구간, 목포·완도·여수·통영·제주 등지로 연결되는 96개 항로의 여객선 171척을 통제했다.

기타 서해 5도 등 서해상 섬과 내륙을 연결하는 주요 뱃길도 거의 운항이 금지된 상태다.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와 선재도를 잇는 영흥대교가 이날 오후 1시 10분을 기해 전면 통제됐으며,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도 진입이 전면 차단됐다.

◆전국 초ㆍ중ㆍ고교 '일시휴업'

이날 강풍과 비 피해가 우려돼 전국의 주요 초·중·고교가 임시휴업에 들어가 전국적으로 1만5000여개 학교가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지역 학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가 모두 휴업했으며,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29일에도 학교장이나 원장 재량으로 임시휴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 울산, 경기, 세종, 전북, 전남 등 6개 지역은 28일 유치원과 초등학교만 휴업하고 중ㆍ고교는 학교장 재량에 맡겼으며 인천, 광주, 대전, 강원, 충북, 전남 등 6개 지역의 경우 유치원과 초ㆍ중학교는 휴업하고 고교만 학교장이 결정토록 했다.

대구, 경북, 경남 등 태풍의 강도가 약한 영남지방은 초ㆍ중ㆍ고교 모두 휴업을 학교장 재량에 맡기거나 등ㆍ하교 시간만 조정하도록 했다.

태풍이 이미 지나간 제주는 28일 일부 초ㆍ중ㆍ고교가 휴업하거나 등ㆍ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