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기자=올들어 벌써 다섯번째 개인전이다. 5월엔 성곡미술관에서 '자연을 탐하다'는 타이틀로 20년 회고전도 열었다. 이뿐인가. 런던올림픽때는 영국 사치갤러리에서 열린 '미술한류' '코리안아이'전에도 출품했다. 오는 10월엔 런던과 미국에서도 개인전도 연다.
미술시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나무조각가 이재효(47)가 오는 11일부터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또 개인전을 연다. 96년 1회개인전을 시작, 통산 31회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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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희소성'에 대한 문제라기 보다, '상업작가'로 보는 시선에 대한 우려였다.
"작가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죠." 하지만, 이젠 개의치않는다고 했다.
1년에 4-5번 국내와 해외에서 전시를 열어오면서 "작품은 바리게이트 쳐놓고 감상만 하는게 아니라 생활속으로 들어올수 밖에 없다"는 생각은 강해졌다.
W호텔, 여의도 63빌딩과 메리어트호텔등 주로 대형호텔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작품은 보는 순간 '아, 좋다'는 감동이 빨리 전해진다.
거대한 나무공과 의자 테이블등 부드러운 나선형 의자와 수많은 못이 납작하게 박힌 조각은 이젠 한눈에 보기만해도 '이재효표'다.
"제 작품은 이게 뭘까 접근하면 힘들어집니다. 이야기는 빼고 재료의 특징을 살렸지요. 그것이 주는 아름다움을 담을뿐입니다."
재료는 평범하다. 나뭇잎이나 돌멩이, 나뭇가지, 고물 등은 그의 손을 거쳐 거대하고 놀라운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사물이 가지고 있는 자체를 부각합니다. 내 작업은 어쩌면 반은 재료가 해줍니다. 낙엽이나 못하나등 흔하게 보이는 것들을 새롭게 보이도록하는게 작업의 목적이죠."
나이테가 선명한 작품들은 산에서 쉽게 구할수 있고 또 벌목하다 남은 것을 주워온 나무들이다.
"어떤 나무가 좋으냐고요?. 처음보는 나무가 가장 좋아요. 하하"
낙엽송, 밤나무 잣, 계동백(쪽동백)등 나무로 구할 수만 있으면 다 쓴다. 공형태등 부드럽고 가벼워 보이는 작품의 내부는 치열하다. 나무 무게도 있지만 나무를 엮은 철제 프레임도 있어서다. 얼기설기 엮인 나무 사이로 나사와 볼트가 끼워져 있다.
"취미가 작업"이라는 작가는 운동도 안하고 별 움직임없이 늘 작업꺼리에 몰두한다.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생각하다, 스르륵 잠이 들거나 깰때 스칠듯 찰나의 생각'을 잡아낸다.
일상이 일이다. 지나가다 보는 것들이 아이디어로 번득한다. 쓰레기통에 있는 것도 "이거다 싶은 순간" 재료로 찾아낸다. 손에 잡고 만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지낸다는 작가는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작업"이라고 했다.
"전시가 잡히면 양이 줄죠. 반면에 전시가 없으면 이것저것 준비하니까 작품이 많아집니다."
1992년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작가는 1998년 오사카트리엔날레에서 1억원의 상금이 있는 '조각대상'을 거머쥐며 주목받았다.이후 주로 해외에서 개인전을 열어오며 '조각계 스타작가'가 됐다. '나무공 조각'은 동남아시아에서 짝퉁이 생길정도로 유명작가다.미국 라스베이거스 MGM호텔, 스위스 제네바 인터콘티넨털호텔, 중국 파크 하얏트, 독일 그랜드 하얏트, 오스트리아 크라운호텔 등 세계 유명 호텔에 작품이 설치돼 있다.
'나무공'으로 유명해진이후 2008년엔 1년에 273개나 작품을 쏟아냈고, 이후 연간 150여점을 각종 전시에 출품한다. (양평)동네 아저씨들로 이뤄진 직원(테크니션) 12명과 호흡맞는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보고 만지고 느끼고 사용할수 있어 '가구의 개념에 접근'한 작품은 실생활에서도 편안한 조형감각을 뽐낸다.
박여숙화랑 대표의 제안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일상생활에서 함께할 수 있는 의자 테이블등 11점과 소품도 선보인다. 처음으로 사용했다는 40년된 향나무로 만든 테이블과 둥근의자도 나왔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02)549-7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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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효. 향나무로 만든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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