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장은 4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 주요 이슈: 진단과 처방’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최근 파생상품거래세 부과 논란에 대해 “파생상품거래세 부과에 따른 세수 확대 효과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남길남 실장은 “투기를 억제하고, 세수를 확대한다는 이유로 파생거래세를 부과하자는 것은 오히려 파생시장 경쟁력 훼손과 전체 주식거래대금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 실장은 “정부가 파생상품 거래세를 통해 세수를 1000억원 거둘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최대 1100억원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생상품거래세가 도입되면 선물과 옵션 거래대금이 각각 22%, 1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전체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실장은 “이같은 감소는 거래대금 규모가 큰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거래가 확연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은 양도차익 과세 도입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금융기관들이 파생상품 매매차익에 대해 22%의 법인세와 0.5% 교육세를 납부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남 실장은 “투기억제를 위해 거래세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1차적인 조치는 금융감독의 영역”이라며 “이미 지난해부터 옵션매수 전용계좌 폐지 등 강력한 규제가 시행되고 있어 거래가 30% 이상 감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파생거래세까지 도입하면 시장위축을 지나치게 가속화시켜 파생시장의 본질적인 기능을 상실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 실장은 “결국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놓치는 상황까지 초래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파생상품 거래세를 한국이 도입할 필요가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실장은 “현재 중국 파생상품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라며 “낮은 세율의 거래세 부과로도 우리나라의 투자세력을 빼앗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파생상품시장이 금융기관의 거래가 아니라 이미 실물기관이 들어와 활용하고 있다”며 “만약 파생상품거래세가 시행되면 결국 실물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생상품 거래세는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것으로,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에 부과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선물은 약정금액의 0.001%, 옵션은 거래금액의 0.01%를 과세한다. 정부는 시장 파급 등 시장 여건을 고려해 3년간 시행을 미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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