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ECB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유로 사용화 17개국) 위기국의 ‘무제한 채권매입(전면적 통화거래, OMT)’을 결정했다. 이날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통과된 OMT안건은 이사회 의원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원을 받으면서, 독일 중앙은행의 거센 견제에도 드라기 총재의 영향력이 지배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전문가들은 대체로 드라기 총재의 OMT 결정이 유로존 위기국의 투자자들을 안정시켰다고 평가했다. 또 유로존 국가들에게 채권매입 기회를 줌으로써 드라기 총재의 유로존 지키기 약속을 효과적으로 지켰고 유로존을 더 강한 조직으로 만든 리더로써 책임감을 평가했다.
ECB의 OMT결정으로 인해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 전역에 중앙 지배력을 갖게 됐으며 유로존 국가의 재정과 경제정책까지 조종할 수 있는 지금보다 더 막강한 힘을 얻게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AP통신은 이날 드라기 총재가 다시 한 번 세계 금융권 수장으로서의 권위를 보여줬으며, 세계 금융시장의 파워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장에서 드라기 총재로 넘어갔다고 덧 붙혔다.
실제로 드라기 총재는 버냉키 의장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유럽의 계속된 경기 후퇴와 유로존 붕괴 가능성은 더디지만 경기가 회복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가 불행하게도 현 ECB 총재로써 유로존 붕괴를 막아야 하는 큰 책임과 부담감을 동시에 갖고 있지만 그는 현재 유일하게 세계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드라기 총재의 OMT결정을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재정 위기국들에게 최대한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수준으로 단기적으로는 재정적 도움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겠지만 근본적인 경제둔화나 경기 불안요소(실업률 등)를 없애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ECB의 유로 지키기 통화정책은 애초부터 유로존 국가들의 정부 스스로 대책을 마련할 기회나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줄곧 ECB의 지나친 시장개입이 유로존 위기국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노력보다 ECB 의존도를 높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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