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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투기판만 먹히는 정치인 '말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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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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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최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사 정치부 기자단은 '안 원장이 드디어 대선 출마를 하는가' 싶은 기대에 회견장으로 달려갔다. 결국 회견은 단순히 상대 세력에 대한 폭로전으로만 끝났다. 안 원장이 '멋진 한 말씀'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던 기자단은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이 제대로 약발을 발휘한 곳도 있다. 회견이 예고된 시점부터 안 원장 관련 테마주 주가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안랩·미래산업·써니전자를 비롯한 관련주가 일제히 올랐다. 정치 테마주를 보면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정치인이 남기는 구체적인 언급이 아니다. 발표가 예고될 때마다 말을 꺼낸다는 자체만으로 주가가 오르내리는 것이다.

역대 대선이 있었던 해마다 으레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정치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정치권에서 쏟아내는 '말, 말, 말'이 단발성 한탕 심리를 자극한다. 여기에 투기세력까지 가세해 이른바 작전을 통해 부당이익을 노리고 있다. 정치 테마주에 투자하고 있는 한 소액투자자는 "투기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주식투자라는 게 돈을 벌려고 하는 거 아니냐. 정치인이 말을 뱉을 때마다 정치 테마주 주가가 오를 줄 알면서도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간 폭언, 폭로가 늘어나고 있다. 공략도 봇물처럼 쏟아진다. 하지만 정치인이 내놓은 말 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두는 국민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이런 발언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있는 곳은 주식시장뿐이다. 정치인으로서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 발언을 할 때마다 정치·사회적인 함의는 무시된 채 투기판 재료로만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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