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만 해도 귀농귀촌을 선택한 이들은 연간 수백가구에 불과했다. 불황 탓인지 아님 정부 정책 때문인지 정확히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차츰 증가하던 귀농귀촌 인구는 지난해 처음으로 1만 가구를 돌파했다. 그리고 1년도 채 안된 지금, 이제는 1만 가구 시대를 넘어 바야흐로 귀농귀촌 2만 가구 시대를 내다보게 됐다.
통계치로만 봐도 단기간 내에 실로 엄청난 가구가 귀농귀촌을 선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붐’이라는 단어를 귀농귀촌 뒤에 갔다 붙여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이같은 ‘흥행’에 힘입어 요즘 일반 서점에서도 귀농귀촌 성공 사례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쳐 귀농을 선택, 연간 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A씨의 사례가 소개되는가 하면, 실오라기 잡는 심정으로 귀농했다 대박을 터뜨린 B씨의 사연도 나온다. 귀농으로 가족의 사랑과 부를 함께 거머쥔 C씨의 이야기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사례집은 귀농은 곧 성공이라는 공식을 품고 있는 듯 해 보인다. 마치 ‘너 왜 도시서 그러고 있니? 농촌으로 오면 성공할 수 있는데’라며 손짓하는 것 같다.
성공한 이들의 전기를 읽는 것도 유익하지만 실패한 이들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 부모님 혹은 선생님으로부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조언을 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인생 이모작을 꿈꾸는 이들에게 성공 사례를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패 사례 역시 반드시 짚어줘야 할 부분이다. 그래야 타인의 실패를 거울삼아 더욱 탐스러운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미 서점에 넘치는 귀농귀촌 성공 사례집 보다는 귀농귀촌 실패 사례집이 한권 발간됐으면 하는 바람이 문득 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