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옵션·선물 동기 만기일을 앞두고 그간에 쌓였던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 청산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규모 청산 우려와는 달리 제한적인 매도 물량 출회를 점치며 대부분 롤오버(만기연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롤오버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지표인 스프레드(근월물과 원월물의 가격차)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만기날 유로존의 구제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합헌 여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프로그램 순매수는 7조7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한달간 무려 8조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됐다. 이 가운데 외국인의 몫이 7조6000억원이며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는 각각 3조1000억원, 4조5000억원이다. 이와 같이 외국인의 비중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동시만기일에 대규모 프로그램 차익순매수 청산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외국인은 대부분 롤오버할 것”이라며 “그동안 쌓인 대규모 프로그램 차익 순매수 가운데 10~20% 가량 청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한적인 매도 우위에 무난한 동시만기일이 될 것이란 얘기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만기가 다가옴에 따라 베이시스(현·선물차이)는 지난 8월 28일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면서 이론 베이시스 수준으로 수렴했다”며 “지난 8월 27일 이후 순매수차익잔고가 감소세이지만, 여전히 높은 순매수차익잔고를 기록하고 있어 이번 동시만기일의 중요한 이슈는 롤오버 여부”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현재까지 차익거래는 7050억원, 비차익거래는 1100억원의 매도우위로 총 815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9월물과 12월물의 스프레드가 1.2포인트 이상에서 롤오버 가능할 것이라며 만기까지 1.2포인트 이상이 유지된다면 큰 매도충격 없이 동시만기가 지나갈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9월물은 256.95, 12월물은 259.00으로 스프레드는 2.05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날 1.7포인트에서 0.35포인트가 증가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9월물과 12월물 스프레드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거나 반등할 경우 대부분의 차익잔고가 무난히 롤오버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연말 배당락까지 3개월여 남겨 놓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청산에 나서기보다 롤오버를 통해 배당투자를 추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스프레드 가격이 1.00포인트 이하로 추가 급락하거나 정책적 결정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선물이 과도하게 저평가될 경우 차익잔고 청산과 함께 수급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동시만기일에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로안정화기구(ESM) 합헌 여부가 변수로 이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된다고 조언했다. 공원배 연구원은 "ESM 합헌에 대한 여부가 만기일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독일 헌재의 판결이 ESM 합헌 쪽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나 예상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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