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소액대출 확대에 '2금융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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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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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 캐피탈, 카드사 등 대출규모 축소될 듯

아주경제 김부원 최수연 기자= "장기적으로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서민 대상으로 고금리 장사를 한 부도덕한 집단으로 내몰리는 기분이다."

제2금융권에서 나오는 우려와 볼멘소리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소액대출 상품을 내놓자 2금융권이 자칫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 서민들에게 소액대출을 해줬던 2금융권 업체들이 대출 실적 악화를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저신용자들을 위한 중저금리 소액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저축은행, 캐피탈사, 카드사 등 2금융권의 일부 업체들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4대 은행이 이미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인 소액대출 상품을 살펴보면 기존 2금융권 대출 상품에 비해 대출 조건이 파격적이다. 국민은행의 'KB행복드림론Ⅱ'는 개인신용정보사(CB) 5~10등급 고객에게 연15% 금리로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우리 희망드림 소액대출'은 연 10% 안팎의 금리로 1~7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한도는 최대 300만원.

신한은행의 '신한 새희망드림 대출'은 연 최저 12%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으로, 새희망홀씨 이용도 불가능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하나은행 역시 최대 1000만원 한도의 소액신용대출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보통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의 대출 금리가 30% 이상,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금리가 2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은행의 소액대출 상품은 저신용자들에게 파격적이라 할만하다. 2금융권을 이용할 때보다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덜하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

아직 은행권의 소액대출이 시행 초기 단계이므로 당장 2금융권이 악재를 체감하진 않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어차피 신용카드 고객과 정책지원을 받는 고객층 자체가 다르다"며 "은행 소액대출이 2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2금융권 고객 중 상당수가 은행권 대출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민금융상담 대행사'에서 만난 한 은행 고객은 "자영업을 하면서 급전이 필요할 때마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사용했는데 높은 금리 때문에 부담이 매우 컸다"며 "이젠 카드론 대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저신용자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했던 일부 저축은행은 은행의 저금리 소액대출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신용대출이 핵심 상품이었던 저축은행은 새로운 상품 개발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소액대출 상품을 내놓는다고 했을 때 솔직히 당황스러웠다"며 "당장 큰 변화가 있진 않지만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고 전했다.

캐피탈사 관계자 역시 "신용대출 대신 자동차대출 등이 핵심 상품이기 때문에 타격은 덜 할 것으로 본다"며 "어쨌든 은행의 고객층이 넓어지면 2금융권이 손 뻗을 곳은 그만큼 줄어들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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