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ㆍ면책자 채권 불법거래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파산ㆍ면책자의 채권이 제2금융권과 대부업계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노회찬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A씨는 돈을 빌리지도 않은 B대부업체에서 2010년 빚 독촉장을 받았다.

C카드사가 자신에 대한 대출채권을 대부업체에 넘긴 것이다.

금융권 대출금을 갚지 못한 A씨는 법원의 개인회생 절차를 밟아 채무를 면제받았지만, C카드사는 면책받은 A씨의 대출채권을 대부업체에 팔았다.

노 의원은 “가치가 0원인 면책채권이 거래되는 것은 불법추심으로 돈을 받아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산ㆍ면책자에 대한 채권추심으로 제기된 민원은 2009년 68건, 2010년 36건, 2011년 37건이며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37건이 접수됐다.

해마다 8만명 안팎이 법원에서 파산ㆍ면책 결정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사회ㆍ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는 대신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

금감원이 제출한 자료에는 파산ㆍ면책을 받고 이 사실을 금융회사에 알렸는데도 3년, 길게는 5년이 지나도록 채권추심에 시달린다는 민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견디다 못해 금감원에 민원을 낸 이들은 채권추심 업체로부터 협박에 가까운 민원 취하 요구를 받는다.

노 의원은 “금감원은 민원이 접수돼 1개월 안에 처리하겠다는 문자메시지 한 통만 보내고 손을 놓는다”며 “금감원이 채권추심 업체에 민원 취하를 종용할 뿐, 불법 채권추심을 근절할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