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뒷북 행정'에 은행권은 가계부채·부실기업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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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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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진 사태' 터진 뒤 서둘러 관련법 개선<br/>은행권, 가계부채에 뺨 맞고 부실기업에 뒷통수 맞고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웅진그룹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비록 금융당국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더라도 금융권의 피해를 막기 위해 당국이 선제적으로 관련법 개선에 적극 나섰어야 한다는 냉철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시중은행이 감담해야 할 처지가 됐다. 금융당국의 '뒷북 행정'으로 최근 은행권은 가계부채에 뺨 맞고, 기업부채에 뒷통수 맞은 꼴이 된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웅진 사태'를 미연에 막지 못한 금융당국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지주사(웅진홀딩스)와 계열사(극동건설)의 동반 법정관리 신청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란 점에서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부실 책임이 있는 대주주가 기업구조조정제도를 악용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결국 금융위원회가 경영권 유지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기존관리인유지제도(DIP)를 개선하기로 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법무부에 DIP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법무부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나름대로 금융당국도 법 개선의 의지가 있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런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법에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면 금융당국이 아닌 법원의 책임이 큰 것"이라며 "그래도 당국이 조금 더 선제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법 개선에 나섰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전했다.

부실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가계부채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자 금융당국은 이 문제 역시 뒤늦게 시중은행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치닫고 나서야 친서민정책을 우후죽순 쏟아냈다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서민금융 강화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당국도 다소 뒤늦게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가계부채에 이어 기업부채까지 겹치면서 은행의 수익 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기업대출 연체액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국내 14개 은행의 8월 말 현재 법인기업의 이자를 포함한 연체금액은 8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무려 13.1%인 1조원이 증가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기업 관련법은 현 시장상황이 반영돼야 하는데 지나치게 고정돼 있었던 게 문제"라며 "웅진 사태가 있은 후 관련법을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뒷북 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LIG건설 기업어음(CP) 사태가 있었을 때라도 관련법 개정에 더 적극적이었다면 웅진 사태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며 "앞으로는 당국이 금융 및 기업 관련법에 유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웅진 대출금 중 일부는 주식담보, 일부는 공장담보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가 생각만큼 크진 않을 억"이라며 "그래도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법원이 선제적으로 대처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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