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금리가 부동산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시장 침체의 골이 깊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우세하다.
11일 한국은행은 지난 7월 이후 기준금리를 3%에서 2.75%로 내렸다. 이번 금리 인하로 대출 이자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자 및 원금 상환에 허덕이던 하우스푸어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이번 금리 인하로 대출 이자 부담이 한계에 처한 렌트·하우스푸어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금융비용이 줄어든 만큼 주택구입 여력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집주인들이 대출금 상환 부담으로 시세보다 싸게 내놨던 급매물을 거둬들이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도 금리 인하 대책이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냉소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된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D공인 관계자는 “대출 이율이 0.25% 낮아진다고 매수자들이 당장 집을 사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투자가 중장기 성격을 갖고 있다 보니 대출 부분에서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S공인 대표도 “최근 취득세 감면 혜택 등으로 급매물은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재건축 단지의 경우 현재 가격이 많이 내려가 있는 상황이어서 서서히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취득세·양도세 감면이 올 연말까지 한시 시행되고 기준금리 인하가 매수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팀장은 “금리 인하는 시장 활성화보다 경기 악화에 먼저 대응하자는 측면이 크다”며 “지난해 취득세 감면 당시 거래량이 반짝 증가에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수요자들을 위한 급매물 정도 선에서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투자비용이 낮아진다는 측면에서는 호재지만, 기존 대책과의 시너지 효과로 시장이 전반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기보다는 집값 하락세를 저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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