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금융지주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이 개선되기는 커녕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금용지주사의 계열사에 대한 ‘퇴직연금 몰아주기’가 더욱 확산되고 있으며, 심지어 계열사 의존도가 90%를 넘는 곳도 2곳이나 됐다.
뿐만 아니라 은행이나 보험, 증권사는 계열 자산 운용사 펀드를 집중 판매하고, 운용사는 펀드 운용 과정에서 필요한 주식 위탁 매매를 계열 증권사에 맡기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인 신한은행에 1140억원(전체 신한은행 퇴직연금의 2.3%), 신한생명에 597억원(42.1%), 신한금융투자에 421억원(9.6%), 제주은행에 66억원(25.2%) 등 총 2224억원의 퇴직연금을 몰아줬다.
또 우리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에 230억원(5.5%), 광주은행에 256억원(14.1%)의 퇴직연금을 맡겼고, 농협중앙회는 엔에이치(NH)농협증권에 50억원(83.9%), 하나금융지주는 하나대투증권에 98억원(8.3%)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지주사의 계열사에 대한 퇴직금 몰아주기는 올해 1~6월 동안 총 9조6195억원(41.0%)에 달했다. 증권사가 4조원(60.6%)으로 가장 많았고 생명보험이 3조9526억원(46.0%), 손해보험 1조1782억원(42.0%), 은행 4884억원(9.8%)의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퇴직연금 몰아주기가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은행 등 금융권의 건전한 경쟁을 저해해 시장 질서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일감몰아주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계열사 펀드의 경우 지난 7월 기준 펀드 판매사 상위 10곳의 계열사 판매 비중은 평균 55.5%에 달했다.
또 신한은행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70.5%, 농협은행 61.2%, 미래에셋증권 77.7% 등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자산운용사 역시 펀드 운영시 필요한 주식 위탁 매매를 계열 증권사에 맡기고 있었으며, 지난 2010년 6월말 44.9%에서 올 6월말 50.9%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자 금융위원회도 최근 이와 관련한 규제 방안을 마련, 조만간 시행키로 했다. 이는 지나친 일감 몰아주기가 시장의 건전성을 해치고, 투자자 이익에도 반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금융사들이 계열사의 펀드를 50%이상 판매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며, 보험사가 변액보험을 계열 운용사에 위탁하는 것도 신규 판매분에 한해 전체의 50%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퇴직연금사업자의 계열사 퇴직연금 계약도 전체의 50%이내로 제한할 계획이다.
노형식 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 연구위원은 “금융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는 관련업계 경쟁을 위축시켜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감몰아주기를 제한한다면 건전한 경쟁을 통한 소비자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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