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의자는 고독한 현대인의 표상" '의자 작가' 지석철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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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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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5일 인사동 노화랑서 15회 개인전..부재시리즈 20점 전시

인사동 노화랑에서 의자작가 지석철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정말 그린거야?. 그림 맞아?". 걸려있는 그림에 몸을 바싹 붙인 남자와 여자는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림 한점, 한점을 바라보며 무언가 확인하듯 샅샅이 살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가까이 다가서서 보고 확인하며 "사진이 아니네~"라고 말은 하지만 믿지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어떻게 그린거지?".
의자작가 지석철 개인전이 열리는 노화랑에서 관람객들이 그림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10일부터 '의자 작가' 지석철(59.홍익대 교수)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인사동 노화랑. 전시장에 들어선 사람들은 자석에 끌리듯 그림앞으로 당겨간다.
'의자만 봐도, '지석철이다' 할 정도로 미술시장에서 브랜드를 구축한 극사실주의 1세대 화가다. 붓질흔적조차 없는 '귀신같은 솜씨'지만 그의 작품은 묘한 아우라를 갖고 있다. 웬일인지 쓸쓸함과 고독이 풍겨나온다.

'사랑은 메타포로 시작하는 것이다.'는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소설속 말처럼 그의 '나무로 만든 의자'는 한편의 詩처럼 마음에 들어와 힘을 발휘한다.

"의자는 현대인이 될 수도 있고 의자가 모여서 어떤 일상과 만났을 때 군상이 될 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작은 의자는 고독한 현대인의 표상"이다.

'작은 의자'는 빈 공간에 흔적처럼 담겼다.

낡고 거대한 주름진 가죽 소파 위에 세워져 있기도 하고, 하얀 방석에 얹혀 있기도 한다. 건물위에 올라가 내려다보듯 앉아있기도 한다.
사진으로 찍은 듯 정교하게 묘사된 공간들에 그의 작은 의자들이 더해지면 어딘지 모르게 신비롭고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변한다.주변에 놓여진 작은 화분과 엔틱카메라앞에, 또 파도가 휩쓸려가는 바다와 작은 돌멩이와 함께 있는 '작은 의자'는 마치 수도사처럼 마법사처럼 마음의 갈피를 이끈다.


"언제나 회화의 재현을 생각할 때 눈과 선이 옮기는 정치한 묘사력은 그저 시작에 불과할 뿐, 대상과 이미지를 응시하는 개인적인 취향을 바탕으로 어떻께 각색되고 연출되었는가에 재현의 의미를 두고 싶었다."

작가가 '작은 의자'와 결합한 것은 1982년부터다. 한국의 대표 청년작가로 제12회 파리 비엔날레에 초청된 그는 6cm(가로)x6cm(세로)x12cm(높이), 맥주컵 크기 정도의 미니 의자를 100여개를 출품하면서다. 이 작품으로 그는 파리 비엔날레가 선정한 10대 작가로 선정됐고 '의자 작가'로 브랜드를 구축한 계기가 됐다.

"낯선 조합과 이질적인 것들의 공존을 통해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재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곧 기억의 윤회속에 우리를 머물게 하는 유의미한 순간의 발현이며, 애잔함이 묻어나는 절실한 나의 몸짓이다."

의자를 통해 '부재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도 '시간, 기억 그리고 존재'를 제목으로 단 신작등 20여 점을 선보인다.

"100호짜리 그림 한 점을 완성하기까지 4개월가량 꼬박 작업에만 매달린다"는 작가는 “치밀한 묘사력이 필요한 작업을 계속 하다가 나중에는 입체로 옮겨 지금까지 작업한 모든 의자의 경험을 영상으로 제작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25일까지.(02)732-3558.
노화랑에서 25일까지 의자 작가 지석철의 개인전이 열린다./사진=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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