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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싸게 팔랬더니 알아서 팔아...미국 모기지 은행들 수익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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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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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지영 기자=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주택저당) 금리가 3.3%대로 사상 최저치로 내려왔지만, 은행들은 금리를 그만큼 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달 전격 단행한 월 400억달러 규모의 3차 양적완화는 모기지 채권을 사들여 금리를 더욱 낮추려는 목적이다. 소비자들이 주택을 더 많이 살 수 있게 또 재융자를 더 싸게 받아서 주택 시장을 살리고 더 나아가 소비,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은행들은 그러나 딴전이다. 페더럴 파이낸셜 애널리틱스의 캐란 셔 페트로우 이사는 “정부가 은행으로 하여금 소비자들에게 아주 싸게 모기지를 주라고 시킬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며 ““메이시 백화점한테 특정 상품을 원 달러에 팔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의 모기지 조달 비용은 대폭 낮아짐에 따라 은행들 수익만 대폭 늘게 됐다. 정부가 낮춰준 금리로 싸게 들여와 비싸게 파는 셈이다.

웰스파고의 티모시 슬론 CFO(최고재무경영자)는 “고객들에게 나가는 모기지 금리를 낮추면 수익이 떨어진다”며 “우리는 시장 점유율이 아니라 이익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보다 금리 높아 손님이 떨어져 나가도 별 신경 안쓴다는 뜻이다.

JP모건의 덕 브런스타인 CFO도 마찬가지로 “모기지 신청이 너무 많이 들어오지 않게 가격을 잡고 있다”며 “경쟁이 심한 비즈니스이고 그 정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렇게 금리를 낮추지 않고 버티는 데는 내년에는 다시 모기지 금리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좀만 버티면 그동안 원가가 낮아진 데 따른 수익을 더 볼 수가 있다.

JP모건은 3분기 지난해보다 무려 57%가 높아진 모기지 매출을 올렸고, 웰스파고는 50%나 상승했다. 두 은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모기지를 많이 보유한 금융기관들이다.

은행들은 인력이나 시스템에 대비해서 고객들이 크게 몰리는 것도 두려워하고 있다. 지난 9월 모기지 금리를 먼저 낮추었던 웰스파고는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결국은 몰려든 고객들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금리를 다시 올려야 했다. 그만큼 모기지 시장은 완전경쟁에 가깝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FBR 캐티탈 마켓츠의 연준 연구가인 펄 밀러는 “은행들은 돈을 벌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지, 사회 정의를 위해 상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웰스파고의 대변인 빅키 아담스는 “가격결정에는 보증 수수료 등 대출 신청부터 최종 단계까지 관련된 기타 여러 수수료 등 종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또한 자신들이 만든 대출 채권을 사들이거나 보증하는 패니매나 패니맥의 강압적인 자세도 부담스럽다고 한다. 이에 따라 억지로 금리를 낮춰가면서까지 대출을 크게 늘리지 않게 된다는 해명이다.

전문가들은 워낙 경쟁적인 분야인 모기지 시장이다보니 어느 기관이라도 앞서 금리를 크게 내리면 다른 은행들도 따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폴러 이코노믹스 하우징 컨설팅의 토마스 롤러(전 패미내 이코노미스트)는 “큰 은행들보다 작은 은행들이 더 좋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모기지 금리 쇼핑을 해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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