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세계 경제 먹구름 책임은 美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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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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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이기적인 미국 때문에 신흥시장이 망한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미국은 원망의 표적이 되고 있다. 세계 경제 전망이 악화된 가운데 성장 동력인 신흥시장의 경제를 해친다는 지적이다. 전세계 주요 지도자들과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힘쓰고 있고 미국 역시 경제 살리기에 나섰는데 미국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미국의 경기회복은 부진했다. 실업률은 8%를 넘어섰고 경제성장률은 2%에 그치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미국의 경기 회복은 글로벌 경제를 견인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결국 연준은 지난 9월 3차 양적완화(QE3)를 단행했다. 모기지담보증권(MBS)을 400억달러 가량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모기지 금리를 낮춰 주택시장을 살리고 유동성을 확대한다는 의도다.

그러나 브라질은 다시 환율전쟁을 들고 제동을 걸었다. 연준의 양적완화로 인해 시중에 달러가 넘친다는 지적이다. 달러의 유동성이 넘치면서 달러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월 연준이 QE3를 발표한 이후 헤알화 대비 달러 가치는 22% 하락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신흥시장의 통화가치를 높여 수출산업에 악영향을 끼친다. 일본 중앙은행(BOJ)도 엔화 가치를 하락시키기 위해 통화완화책을 내비치면서 글로벌 환율 전쟁의 불을 당기고 있다.

지난 9~14일 일본 도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의 연례총회에서 각국의 갈등은 첨예하게 드러났다.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연준의 QE3가 미국이 수출 증대에 치중한 이기적인 정책이며 전세계 교역을 해친다고 날센 비판을 퍼부었다. 선진국의 완화정책이 신흥시장에 비용을 전가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에 대응해 QE3가 미국의 경제 회복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지원하는 효과도 있다고 주장했다. 신흥시장의 높은 경제성장도 자본 유입이 풍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IMF·WB 총회에선 암울한 세계 경제의 책임을 서로 돌리고 자국의 경제 이익만 추구하는 모습이 노골적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를 진단하고 로드맵을 제시할 모임이 공식적인 비방 자리로 전락한 건 아닌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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