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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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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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지난 달 산업계 전체를 뒤흔들었던 웅진 그룹의 법정관리 사건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채권단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웅진 측 인사인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를 단독 법정관리인으로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회생절차를 위한 준비기간이 남았기 때문이다.

한 차례 소란이 지나간 듯 하지만 시작은 이제 부터다. 법정관리 신청 전까지 성사를 앞두고 있던 웅진코웨이의 매각 건을 비롯해 향후 웅진그룹이 경영의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넘어야 할 고비는 너무도 많다.

또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에 웅진 측에서 극동건설의 자산이었던 제주도의 호텔 ‘오션스위츠’ 지분 100%를 웅진식품에 매각한 것이나 웅진에너지와 웅진씽크빅 등 웅진홀딩스가 가지고 있던 계열사 차입금을 조기 상환 한 것 등 역시 잘잘못을 명확하게 따져야 할 문제다.

문제는 이러한 고난의 길을 윤 회장이 혼자서 짊어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극동건설 인수를 시작으로 태양광 등 사업 분야를 거침없이 확장해 나갔던 윤 회장의 결정에 말없이 따라야만 했던 직원들이 함께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윤 회장이 법정관리 신청 직후 모럴해저드 논란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회생절차 전반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도 썼지만 그로 인해 웅진 그룹의 직원들이 지고 가야 할 짐은 여전히 무겁기만하다.

웅진 그룹의 몰락으로 힘든 것은 기업의 오너인 윤 회장과 임원, 주식가치가 떨어져 고민하고 있는 주주들과 빚을 받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는 채권단 뿐만이 아니다.

웅진이라는 기업에 모든 것을 걸고 가족들을 위해 일해 왔던 직원들이야 말로 누구보다 고민이 깊을 터이다.

웅진 그룹의 몰락은 그래서 더 안타깝다. 샐러리맨의 신화가 무너져서가 아니라 윤 회장과 채권단의 싸움 사이에서 정작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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